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국 만나 “대북 지원 안 해” “일본인 납치 문제 얘기해 달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 연합뉴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 연합뉴스
우경화 행보를 이어온 일본 정부가 2차 북·미 정상회담을 맞아 자국 이기주의를 극대화시키는 모습이다. 일본인 납북자 문제, '재팬 패싱(일본 소외)' 분위기 등을 타개하려는 노력으로 풀이된다.        2월26일 일본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최근 2차 북·미 정상회담 준비에 바쁜 미국 정부를 붙잡고 북·일 현안을 상기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니치신문은 '일본 정부가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당분간 북한에 인도 지원이나 경제 협력을 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미국에 전달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북·미 정상회담에서 합의가 나오더라도 북한이 (구체적인 비핵화로) 움직일 보증이 없다면 바로 경제 협력과 인도 지원을 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일본은 이와 함께 세계식량계획(WFP)과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에도 "일본의 거출금을 대북지원에 사용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이들 국제기구는 대북 식량, 의료 지원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미국은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인 조치를 취하면 '보상'을 제공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드러난 일본 입장은 한반도 화해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같은 날 NHK에 따르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이날 중의원 총무위원회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인 (일본인) 납치 문제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으로부터 지난번(1차 북·미 정상회담)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협력을 약속한다는 취지의 강력한 발언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정상회담이 납치, 핵, 미사일 문제의 해결로 이어지기를 강하게 기대하고 있다"며 "계속해서 미국과 긴밀하게 연대해 가겠다"고 말했다. 또 교도통신은 아베 총리가 보좌관을 미국에 보내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를 다뤄줄 것을 요청하게 했다고 보도했다. 소노우라 겐타로(薗浦健太郞) 일본 총리 보좌관은 전날(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데이비드 헤일 미 국무부 정무차관을 만나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문제 조기 해결을 북·미 정상회담에서 제기해 달라고 부탁했다. 이는 일본이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 등을 들먹인 주요 이유로 꼽힌다. 마이니치는 일본 정부가 대북 지원·경협을 향후 북한과의 일본인 납치 문제 협상에서 '카드'로 사용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카드를 지렛대 삼아 납치 문제 해결에 대한 활로를 모색할 계획이라는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동북아 정세에서 일본 영향력을 회복하려는 절실함도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초 한반도 화해 국면에서 '압력 강화'를 주장하다가 일본만 혼자 흐름에서 제외돼 있다는 재팬 패싱 비판을 대내외로부터 받았다. 이후 아베 총리가 직접 나서 북한과의 대화 의사를 표명했으나, 북·일 대화는 좀처럼 진전되지 않고 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