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인 2차 북·미 정상회담의 막이 올랐다. 주연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다. 쇼맨십 넘치는 두 정상이 연일 극적인 긴장감을 불어넣고 있지만, 회담은 엄연하고 냉혹한 현실이다. 이번 회담에 한반도의 미래가 달려 있다.
치밀하게 짜인 북·미 정상회담은 1박2일 일정이다. 2월26일 AP와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베트남 하노이행 에어포스원(미 대통령 전용기) 기내에서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2월27일 저녁 만난다고 밝혔다.
이는 1차 북·미 정상회담과 달리 이틀 일정으로 진행된다는 사실을 공식 확인한 것이다. 지난해 6월12일 싱가포르에서 열렸던 1차 북·미 정상회담은 '당일치기'였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오전10시에 만나 회담을 진행하고 오후 5시쯤 결과를 발표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2차 북·미 정상회담 날짜를 '2월27∼28일'이라고 전했으나, 실질적으로는 정상회담 일정이 2월28일 하루일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양측이 치열한 실무회담을 통해 세부 사항을 대부분 조율해 놓을 경우 두 정상은 짧게 만나 '통 큰 결단' 내지 '플러스 알파(+α)'를 내놓으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샌더스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2월27일 저녁 이번 2차 정상회담 기간 중 처음으로 만나 짧은 대화를 주고받은 뒤 '친교 만찬'(social dinner 또는 private dinner)을 함께한다고 밝혔다. 미국에서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이, 북한에선 김 위원장의 참모 2명이 각각 만찬에 동석한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만찬 다음날 여러 차례 회담을 갖는다고 백악관은 설명했다. 실질적인 만남은 2월28일인 셈이다. 2일차 일정은 1차 북·미 정상회담 때와 비슷한 순서로 전개될 전망이다. 미 정부 고위당국자는 최근 전화브리핑에서 양국 정상이 1대1로 만나는 단독 정상회담과 식사, 양 측 대표단이 배석하는 확대 정상회담의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이는 '단독 정상회담→확대 정상회담→업무 오찬→산책→공동성명 서명식'으로 이어진 지난해 일정표와 유사하다.
한편, '하노이 서명식' 전에는 두 정상이 산책을 하는 등 친교 이벤트를 할 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지난해 싱가포르에서 카펠라 호텔 정원을 1분여 동안 같이 산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