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국민께 송구”…野·누리꾼 “의원 자격 미달” 비난
김정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 김포공항에서 신분증을 꺼내 보여달라는 공항 직원 요청에 항의하다가 실랑이를 벌여 구설에 올랐다.
김 의원은 항의 과정에서 “최고 책임자를 불러라” “진상 조사를 해라” 등의 요구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 의원은 욕설은 없었고 상황이 과장돼 알려졌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야당에선 ‘갑질’이라는 비판을 제기했다. 김 의원의 소속 상임위는 한국공항공사를 피감기관으로 둔 국토교통위원회다.
김 의원은 지난 20일 자신의 지역구인 경남 김해로 가기 위해 김포공항에서 김해공항행 항공기에 탑승하면서 탑승권과 신분증을 제시해 달라는 공항 직원의 요청을 받았다. 김 의원은 스마트폰 케이스 투명창에 들어있는 신분증을 제시했고, 해당 직원은 “꺼내서 보여달라”고 요청했다. 김 의원은 “지금껏 항상 (케이스에서 꺼내지 않고) 이 상태로 확인을 받았다”며 이 요청을 거부했다.
이에 직원이 재차 요청하자 김 의원은 “근거 규정이 있느냐, 규정을 제시하라, 책임자를 불러달라”며 언성을 높여 항의했다.
조선일보는 김 의원이 이 과정에서 “내가 국토위 소속 국회의원인데 그런 규정이 어디 있느냐, 이 XX들이 똑바로 근무를 안 서네” 등 욕설과 함께 화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김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조선일보 보도 내용은 사실과 아예 다르거나 교묘하게 편집·과장돼 있다”며 “결코 욕설을 하지 않았다. 제가 탑승 수속을 밟은 제일 마지막 승객이어서 뒤에서 기다리는 승객들이 ‘빨리 꺼내라’고 했다는 내용도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그는 “국회의원이라고 해서 특권이나 특별대우를 바란 것이 아니다. 오히려 국회의원에게도 이렇게 근거 없는 신분 확인절차가 거칠고 불쾌하게 이뤄진다면 시민들에게는 얼마나 더할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며 “그러지 않길 바라는 시민의 입장에서 상식적인 문제 제기와 원칙적인 항의를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당시 상황의 진실 여부를 차치하고 저의 항의가 아무리 정당하다 하더라도 거친 감정을 드러낸 것은 저의 마음공부가 부족한 탓임을 반성하고 있다”며 “이번 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너무나 송구스럽다”고 사과했다.
이에 야당은 일제히 비난 논평을 쏟아냈다. 윤영석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은 “무지한 갑질”이라고 논평했고, 바른미래당은 “국회의원으로서 자격 미달” 민주평화당은 “특권이 먹히지 않자 갑질 반칙을 쓴 것” 등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소식이 알려지자 누리꾼들은 김 의원의 페이스북 댓글을 통해 “국회의원이 갑질하셨네” “일반인이라면 지갑에서 신분증을 꺼내 보여줬을 것” 등의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김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 퇴임 후 농업법인 ‘봉하마을’ 대표이사를 지냈으며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김경수 경남지사의 지방선거 출마로 공석이 된 김해 을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초선의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