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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사용자만 발 동동…“셧다운 아니면 공유 못 해”

 

지난 11월24일 발생한 KT 아현지사 화재로 서울 도심 일대가 마비돼 “재난에 가까웠다”는 평가가 들리는 가운데, 비상시 이동통신사업자끼리 망을 공유해야 할 필요가 있단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의 말에 따르면, 현재 통신3사(KT․SKT․LG U+)가 와이파이 등 인터넷 통신망을 공유할 수 있는 설비는 갖춰져 있다. 이번 화재에서도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가 KT 측에 무선 와이파이를 지원해 급한 불을 끌 수 있었다. 또 통신 3사는 망을 구축하기 위해 필요한 필수설비를 나눠 쓰고 있기도 하다. 올해 초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통신 3사는 간담회를 통해 신규 망 구축을 위한 필수설비를 공유하는 사업을 올해 6월부터 도입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11월26일 과기부와 통신 3사 CEO가 모여 긴급 대책을 논의했다. 왼쪽부터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황창규 KT 회장, 이형희 SK브로드밴드 대표이사 사장.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그러나 비상시 통신 3사가 망을 공동으로 사용하는 규정은 없는 상태다. 11월26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부) 장관과 통신 3사 CEO의 긴급 대책 회의가 열린 이후 과기부에선 “재난 시 망을 공동 사용할 수 있는 명확한 규정은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또 업계에서도 망 공유를 마냥 긍정적으로 보고 있지 않다. 한 업계 관계자는 “통신망 전체가 셧 다운 될 정도가 아니라면 망을 공유하진 않는다”고 전했다. 다른 관계자는 그 이유에 대해 “망을 나눠 쓰면 자기 이용자의 통신 품질까지 저하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번 KT 화재를 통해 통신이 마비되면 재난에 가까운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기에, 이통사간 통신 망 공유가 절실하단 지적이 일고 있다. 과기부와 통신3사는 11월27일 TF를 열고 재난 시 협력 방안을 논의할 방침이다. 유영민 과기부 장관은 이 회의에서 “통신은 공공재이고 특정 회사가 모든 문제를 수습하기엔 한계가 있다”면서 “올해 말까지 안전한 통신망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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