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저널은 2008년부터 전문가 조사를 통해 한국의 내일을 이끌어갈 ‘차세대 리더’라는 연중기획을 진행하고 있다. 시사저널이 1989년 창간 이후 29년째 이어온 최장기 연중기획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의 미래 버전, 즉 ‘누가 한국을 움직일 것인가’라는 전망인 셈이다. 올해 조사는 칸타퍼블릭(옛 미디어리서치)과 함께했다. 칸타퍼블릭은 국내 최대 여론조사 전문기관으로서 2000년 이후 전문가 집단을 꾸준히 데이터베이스화하며 본지 조사의 공신력을 높이고 있다. 이번 조사도 예년과 마찬가지로 국내의 행정관료·교수·언론인·법조인·정치인·기업인·금융인·사회단체활동가·문화예술인·종교인 등 10개 분야 전문가 각 100명씩 총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차세대 리더 조사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예술·스포츠 등 총 4개 부문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차세대 인물을 묻는 방식으로 실시됐다. ‘차세대 리더’의 조건은 50대 이하(1960년 이후 출생) 인사들로 한정했다.
공동 17위. 오세훈(58) 前 서울시장
역시 시간이 흐를수록 대중의 기억도 희미해지는 것일까. 차세대 리더 상위권을 차지했던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2016년 10위, 2017년 12위에 이어 올해 18위까지 추락했다. 굵직한 선거 때마다 차출론이 거론되지만 대중적 지지도는 예전 같지 않다는 의미다. 한때 오 전 시장은 정치 개혁 관련법인 ‘오세훈법’을 만들어 정치문화의 변화를 추진했다. 2006년과 2010년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자리를 꿰차며 ‘보수진영의 대권주자’로 자리매김했지만 무상급식 반대 주민투표 무산으로 정치적 위기에 직면했다. 이후 2016년 총선에서 서울 종로에 출마하며 부활을 꿈꿨으나, 또다시 패하며 타격을 입었다. 하지만 남경필 전 경기지사, 원희룡 제주지사와 함께 보수진영의 잠룡으로 손꼽는 이도 여전히 많다.
공동 17위. 이정희(50) 前 통합진보당 대표
한때 시사저널 차세대 리더 정치 부문 2위까지 치솟았던 이정희 전 통합진보당 대표의 대중성은 갈수록 옅어지는 모습이다. 이 전 대표는 과거 노회찬 전 의원, 심상정 의원과 함께 진보진영의 대표적 정치인으로 최고의 주가를 올렸지만, 이른바 ‘이석기 사태’로 민족자주(NL) 계열 경기동부연합 배후설이 불거지면서 이 전 대표에 대한 비판적 여론이 거세졌다. 이후 통합진보당이 해산되면서 중앙 정치권에서 멀어졌다. 이 전 대표는 최근 변호사 활동을 재개해 민중연합당 활동에도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중앙 정치 복귀는 쉽지 않을 것이란 게 대체적 시각이다.
공동 17위. 우상호(57) 더불어민주당 의원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선으로, 당내 86그룹(80년대 학번·60년대 출생)의 대표주자다. 우 의원은 1987년 6월 민주항쟁 당시 연세대 총학생회장을 맡아 민주화운동을 이끌고,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초대 부의장을 지낸 대표적인 운동권 출신 정치인이다. 조리 있는 말솜씨를 인정받아 열린우리당·통합민주당·민주당 대변인에 이어 2011년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대변인을 지냈고 2016년엔 민주당 원내사령탑을 맡기도 했다. 이후 그의 정치 행보는 다소 주춤하는 모습이다. 올해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출마로 승부수를 던졌으나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당내 경선에서 패했다. 최근 민주당 전당대회에선 송영길 후보를 지지했으나 역시 고배를 마셨다.
공동 17위. 김진태(55) 자유한국당 의원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최근 태극기집회를 주도하며 친박계의 새 얼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검사 출신으로 2012년 정계에 입문한 뒤 탄핵 정국을 정점으로 주가를 올리고 있다. 지난해엔 골수 친박 세력의 지지를 등에 업고 대선에 도전했으나 홍준표 당시 후보에게 밀렸다. 지난해 11월엔 바른정당 통합파가 자유한국당에 복당하자 ‘침 뱉고 떠난 무임승차자들’이라며 비난하기도 했다. 국정감사장에 벵갈고양이 새끼 한 마리를 데려왔다가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최근엔 김 의원이 태극기집회 세력을 규합해 당 대표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정황이 포착되기도 했다.
공동 17위. 박범계(56)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진보 성향의 판사 출신 정치인이다. 지난 16대 대선 당시 판사직을 그만두고 노무현 캠프에 합류한 후 노무현 정부에서 민정비서관, 법무비서관을 지냈다. 이후 19대 총선에 출마한 뒤 재선에 성공했다. 그는 추미애 전 대표 체제에서 최고위원과 수석대변인을 지냈다. 올해 초엔 대전시장 출마설이 돌았으나 선거 불출마 입장을 밝히며 논란을 정리했다. 8월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에 도전했으나 컷오프 탈락하는 시련을 맛보기도 했다. 최근 자신의 지역구에서 한 시의원의 불법 선거자금 관련 의혹 폭로로 위기를 맞고 있다.
공동 22위. 전해철(57) 더불어민주당 의원
문재인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진 이른바 ‘3철’. 그 가운데 유일하게 현역 정치에 발을 담그고 있는 인물이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다. 전 의원은 노무현 정부 시절 민정수석을 지냈고 안산 상록 갑이 지역구인 재선 의원이다. 전 의원은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경기지사 출마를 선언했지만, 당내 경선에서 이재명 성남시장에게 밀려 본선행이 좌절됐다. 경선 과정에서 ‘혜경궁 김씨’ 논란 등으로 이 지사와 갈등이 심해져 지지층 분열을 초래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지난 민주당 전당대회에선 중립을 지킨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 양정철 전 홍보기획비서관과 달리 김진표 후보를 지지하면서 친문 진영의 분화를 예고하기도 했다.
공동 22위. 김태호(57) 前 경남지사
김태호 전 경남지사는 ‘선거의 달인’으로 불렸다. 올해 6·13 지방선거 전까지 도의원, 군수, 도지사, 의원 선거를 거치며 6전6승을 기록했다. 그는 경남지사를 두 차례나 지냈고 국무총리 후보에도 올랐었다. 2011년 재·보궐 선거와 2012년 총선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인 김해 을 지역구에서 친노 진영의 후보를 연거푸 누르고 여의도 진출에 성공했다. 그러던 그의 정치 행보에 적신호가 켜졌다. 6·13 지방선거에서 경남지사 자리를 놓고 피 말리는 접전 끝에 김경수 경남지사에게 패한 탓이다. 그나마 자유한국당 주자 가운데 가장 선전(善戰)한 데다 홍준표 전 대표와 선을 유지한 탓에 정치적 치명상을 입진 않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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