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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스피커부터 자율주행차까지…변화에 대한 적응력이 기업 부침 가르는 핵심 경쟁력

 

'인공지능 퍼스트'

 글로벌 기업들의 핵심 경쟁력으로 인공지능이 급부상하고 있다. 애플과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까지. 인공지능에 대응하는 기업들은 주가가 상승하고 그렇지 못한 엑손모빌이나 월마트 등 전통산업 강자들은 시가총액 순위에서 하락을 거듭하고 있다. 디지털 경제매체 시사저널이코노미는 '인공지능(AI), 현재가 된 미래의 삶’을 주제로 25일 삼성동 코엑스에서 컨퍼런스를 열고 4차 산업혁명시대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해법을 모색했다. 올해로 3회째를 맞은 시사저널이코노미 인공지능 컨퍼런스는 지난해 이세돌 9단과 구글 알파고의 바둑대국으로 인공지능에 대한 세인들의 관심이 높아지기 전에 시작돼 국내 인공지능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송희경 국회 4차산업혁명포럼 공동대표(자유한국당)가 “시사저널이코노미는 알파고 열풍이 한국을 휩쓸고 가기 전에 먼저 세미나를 개최할 정도의 혜안을 갖췄다”고 말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날 행사도 각 분야 인공지능 전문가를 비롯해 기업과 학교에서 300여명이 참석하는 등 관심이 뜨거웠다. 
권대우 시사저널이코노미 공동 대표가 25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AI, 현재가 된 미래의 삶' 포럼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 시사저널e. 최형균 기자

 

◇ “인공지능 어떻게 진화하고 뭘 준비해야 하나” 화두 던져

 권대우 시사저널이코노미 공동대표는 이날 환영사를 통해 “​인공지능 시대에 우리 기업들이 뭘 준비해야 할까, 생존경쟁에서 낙오되지 않을까, 인공지능에 대해 알지 못한다면 생존 자체가 어렵다고 하는데 과연 그렇게 될 것인가, 인공지능은 어디까지 어떻게 진화하고 뭘 어떻게 준비하며 살아야할까”라는 질문을 화두로 던지면서 미래를 한번 더 생각하게 했다.  영화가 그리는 미래의 인공지능의 모습은 크게 두 분류로 나뉜다. 영화 ‘그녀(Her)’나 ‘바이센테니얼맨’에 나오는 인간과 대화하는 친숙한 모습이거나 ‘터미네이터’ ‘아이로봇’에 나오는 인간을 공격하는 무서운 모습이다. 이날 송희경 의원은 축사를 통해 실제 적용사례로 생활 속에 들어와 있는 인공지능을 설명했다. 송 의원은 “일본에는 분리수거를 도와주는 로봇챗이 있어 남편은 어떻게 버려야 하느냐는 주부들의 질문에 격언을 말하며 인내심을 더 가지라는 조언도 하고 있다”고 우리의 삶 속에 들어온 친숙한 인공지능의 모습을 설명했다. 생활 속에서 뿐만 아니라 최근 4차산업혁명이 화두가 되면서 인공지능 시대에 적응하지 못하면 기업이 생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송 의원은 산업 속에 들어온 인공지능으로 보쉬 공장의 사례를 소개했다. 글로벌 기업들은 이미 인공지능을 이용해 혁신에 나섰다는 것이다. 송 의원은 “보쉬에서는 직원들이 로봇과 협업하고 있다”며 “많은 사람들이 인공지능 때문에 일자리가 없어진다고 하는데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통해 생산성을 높이고 대신 노동자들은 재교육으로 직무 재배치를 하며 혁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신용현 4차산업혁명포럼 공동대표(국민의당)는 “외국사례를 주로 많이 공부하는데 우리의 준비도 점검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진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차관은 이어진 축사에서 “4차산업혁명 분야에서 리딩을 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9월25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AI, 현재가 된 미래의 삶' 포럼에서 (왼쪽부터)송희경, 신용현 의원이 축사를 하고 있다. © 시사저널e. 최형균 기자

 

◇ “인공지능, 4차산업혁명의 핵심”

 포럼 기조연설에서 정창우 한국IBM 상무는 ‘인공지능의 활용사례’를, 최윤석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전무는 ‘글로벌 인공지능 기술 트렌드에 따른 서비스 구축 전략 및 사례’를 주제로 발표했다. 정창우 상무는 “사람은 경험을 기반으로 판단을 내려 선입견이 생길 수도 있는데, 인공지능의 판단을 보고 한 번 더 생각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 수 있다”면서 다양한 인공지능 사례를 소개했다. 일본의 한 병원은 인공지능 컴퓨터가 2차 백혈병으로 진단하기 앞서 의사가 급성골수암으로 진단했던 환자의 치료방법을 바꿨다. 또 조지아텍 대학 인공지능 조교는 조교평가 중 가장 우수한 성적을 받기도 했다. 정 상무는 “인공지능(AI)의 ‘A’는 ‘인공(Artificial)’이라기보다는 ‘증강(Augmented)’이 더 적합하다”며 “사람의 능력을 배가할 수 있는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발표에 나선 최윤석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전무는 인공지능(AI)이 데이터 혁명이라 불리는 제4차 산업혁명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 전무는 “과거 1차, 2차, 3차 혁명을 거쳐 이제는 제4차 산업혁명이 일어나고 있다”며 “제4차산업혁명은 데이터로부터의 혁명이다. 데이터 수집을 통해 그동안 몰랐던 것들을 알게 되고 인공지능 같은 더욱 고도화된 분석기법을 통해 통찰력을 얻을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9월25일 시사저널e, 시사저널, 국회 4차산업혁명포럼이 공동 주최해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AI, 현재가 된 미래의 삶’ 컨퍼런스 패널토의. 왼쪽부터 김영덕 롯데엑셀러레이터 상무, 정창우 한국IBM 상무, 최윤석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전무 © 시사저널e. 최형균 기자

 

◇ 생활 속에 접목된 인공지능 사례 발표

 이번 행사에서 현대자동차와 KT 등은 인공지능이 산업 현장에서 어떻게 접목되고 있는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특히 인공지능과 활발히 접목되고 있는 자율주행차는 효율 뿐만 아니라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사례로 소개됐다. 엄재용 현대자동차 남양연구소 연구개발(R&D) 품질강화추진위원은 “전 세계적으로 매년 100만명 이상이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는다”며 “자율주행의 시작은 안전이고 안전이 보장돼야 그 뒤도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율주행차는 점점 현실화 돼 차선이탈방지장치(LKAS), 자동긴급제동장치(AEB) 등 ADAS를 중심으로 인공지능 기술이 활발히 접목되고 있다. 이제 자율주행차 개발은 자동차 업체들의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 잡는 모양새다. 현대차는 운전자 보조 역할의 자율주행 시스템을 양산중이다. 엄 위원은 “2010년부터 자율주행 경진대회를 개최하는 등 자율주행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말한 뒤 “레벨 3~4는 운전자가 눈을 감고 핸들에서 손을 뗀 상태로 운전 가능한 수준으로, 현재 양산을 목표로 개발 중에 있다”고 밝혔다. 
9월25일 시사저널e, 시사저널, 국회 4차산업혁명포럼 공동 주최로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AI, 현재가 된 미래의 삶’ 컨퍼런스 패널토의에서 장준혁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 엄재용 현대차 ADAS 개발 담당 위원, 임미숙 KT 융합기술원 AI서비스 담당 상무가 패널 토의를 하고 있다. © 시사저널e. 최형균 기자

이어 임미숙 KT 융합기술원 AI 담당 상무는 가정 속에 접목되고 있는 인공지능 기술을 소개했다. 임 상무는 “사람들이 스피커에게 감성대화를 시도하는 빈도가 높더라”라며 “현대인들의 문화가 반영된 특징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KT는 인공지능 TV ‘기가지니’를 통해 TV와 스피커를 접목했다. 최근 KT가 구체적인 비즈니스 타깃으로 삼고 있는 키워드는 ‘아파트’다. 일단 부산 영도에 입주가 시작된 롯데캐슬이 눈길을 끈다. 임 상무는 “아파트에 있는 월패드(Wall-Pad, 거실벽면에 부착된 홈 네트워크 핵심기기) 기능을 TV에 집어넣으려 했다”며 “소파에 앉아 ‘지니야, 우리집 에너지 얼마나 썼어?’, ‘지니야, 엘리베이터 불러줘’ 등을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임 상무는 “인공지능의 미래는 혼자서는 갈 수 없다”면서 “KT도 AI 에코 크래프트 샵(Craft Shop)을 통해 오픈소스(open source)로 누구나 쉽게 서비스 개발이 가능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개인개발자들에게 많이 개방하지 못했다. 9월말과 10월 정도에는 더 크게 개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포럼은 기술부터 구축사례를 소개하는 자리였다. 권 대표는 마지막 폐회사에서 “이번 행사를 통해 5년후, 10년 후에 제대로 인공지능에 대응하는 기업이 나온다면 포럼은 성공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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