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보와 유엔 등록으로 본 반기문 재산 내역
1993년부터 2006년까지 14년간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재산은 2배 가까이 증가했다. 1993년 김영삼 정부가 고위 공직자 재산 공개 제도를 도입하면서 처음 공개된 반기문 당시 주미 대사관 정무공사의 재산 총액은 6억6653만2000원이었다. 그 후 유엔총회 의장비서실장직을 맡았던 2002년을 제외하고 반 총장의 재산은 모두 13차례 관보(官報)에 실렸다. 외교부 장관이던 2006년, 마지막으로 공개된 그의 재산 총액은 12억2159만8000원이었다. 이후 유엔 사무총장에 취임한 2007년부터 올해까지 10년간 반 총장은 고위 공직자 재산 공개 대상에서 제외됐다.
관보에 따르면, 1993년 반 총장이 처음 신고한 재산 내역은 대부분 부동산이었다. 본인 명의의 서울 양재동 일대 대지, 문정동 O아파트, 충북 충주에 위치한 H아파트와 배우자인 유순택 여사 명의의 인천 계양구 일대 임야가 신고됐다. 2001년 반 총장은 문정동 O아파트를 팔고 사당동 R아파트를 매입했는데, 전년 대비 약 3억8000만원 늘었다. 재산이 공개된 이래 가장 큰 증가폭이었다. 반 총장은 사무총장 임기를 마치고 2017년 1월 귀국 후 당시 매입한 R아파트에 거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나머지 재산은 대부분 반 총장 본인과 세 자녀의 봉급 저축 등으로 불어났다. 반 총장은 해마다 평균 2000만원 이상 저축했으며, 자녀들 역시 각각 2000만원에서 많으면 8000만원까지 매년 재산을 늘렸다.
2006년 마지막 재산 신고 12억2000만원
재산이 줄어든 해도 있었다. 2006년 반 총장은 결혼한 장녀와 유니세프 근무를 이유로 재산 고지를 거부한 차녀의 재산을 제외하고 전년 대비 약 1억700만원 감소했다고 신고했다. 순감소액은 약 3억원에 달했다. 반 총장은 장녀의 결혼과 본인의 차량 구입에 따른 비용, 그리고 장남의 주식매입 등에 썼다고 사유를 밝혔다. 비슷한 시기,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20만 달러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지만 재산 내역엔 전혀 드러나지 않는다.
2007년 유엔 사무총장 취임 이후에는 유엔 공식 사이트에 자발적으로 자신의 재산을 공개했다. 그러나 유엔 재산 공개의 경우 구체적인 액수를 기록하지 않으며 대략적인 항목만 요약(summary) 형태로 공개한다. 때문에 해마다 정확한 재산 변동 사항을 파악할 순 없다. 당시 공개된 반 총장의 재산 내역에는 기존에 갖고 있던 부동산과 한국으로부터 받는 퇴직연금만 기록돼 있다. 게다가 연금은 그 후 3년간 기재되지 않다가 2011년 다시 수입 항목에 나타났으며, 이전부터 갖고 있던 은행 예금계좌들도 2007년부터 줄곧 기재되지 않다가 2012년 갑자기 6개가 새롭게 신고됐다. 2017년 1월 귀국 후 반 총장이 본격적으로 대선 가도에 뛰어들면 재산 내역도 혹독한 검증대에 오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