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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만에 항공기 지연율 87% 급증…기상 악화 지연은 1.46%에 불과

항공기 지연은 항공기 예정 출발 시각에서 30분 이상을 초과해 이륙∙착륙한 경우를 말한다. 자신들의 도착 시간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불편 때문에 항공기를 이용하는 탑승객들은 항공기 지연율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런데 올해 항공기 지연율이 지난해에 비해 크게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항공사의 항공기 운영 능력이 도마 위에 오른 셈이 됐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2015년 국내선 항공기의 지연율은 10.4%였으나 2016년 1~7월(인천공항은 1월~8월) 사이에는 두 배 가량 항공기 지연이 늘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항공기 지연율이 1년 만에 87%나 급증한 것이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 항공기 지연율은 계속해서 증가 추세에 있다. 2013년 5.5%였던 지연율은 2014년 7.5%로 증가했고, 2015년 10.4%를 거쳐 올해 가장 높았다.

 

국내 공항 중 가장 높은 지연율을 기록한 공항은 제주공항이었다. 제주공항의 지연율은 24.7%로 100편 중 24편 이상의 항공기가 30분 이상 늦게 이륙∙착륙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 뒤를 군산공항(23.4%), 광주공항(18.5%)이 이었다. 제주공항의 지연율은 다른 13곳 국내 공항 지연율을 크게 상회한 것이다. 제주공항의 전체 지연건수 2만1374건 중 기상 악화로 부득이하게 지연이 된 경우는 겨우 214건에 불과했다. 

 

ⓒ 연합뉴스


왜 항공기가 이토록 지연될까. 발생한 주요원인을 따져보니 전편 항공기 지연이 다음 연결편에 영향을 줘 지연되는 A/C접속(항공기 접속)이 94%로 가장 높았다. 항공기가 공항에 도착해 승객이 내린 뒤 정비와 점검을 마치고 새 항공편으로 연결하는 것인데, 한 대의 비행기가 지연출발을 하게 되면 이후의 항공편은 모두 연쇄적으로 지연하게 된다. 

 

특히 제주공항의 여객기 지연율이 높아 다른 국내선 지연율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제주노선에 투입하는 항공기 숫자를 증설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항공기 지연에 대한 보다 체계적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는 얘기다. 한국공항공사는 이런 원인을 ‘제주공항의 포화’로 보는 입장이다. 한국공항공사 관계자는 “제주공항의 포화로 인해 항공기 지연율이 늘어났고, 이로 인해 다른 공항에 연계된 지연이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장 지연이 심한 시간대는 오후 3시였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이헌승 새누리당 의원에 따르면 오후 3시 지연율이 평균 지연율인 15.1%를 훨씬 상회하는 26.1%로 나타났다. 대체로 오후 시간대에 지연 출발이 많았는데 기상 악화 등의 이유로 오전에 지연 출발이 발생할 경우 오후 시간대의 항공편이 연쇄 지연됐기 때문이다. 오후 2시에는 24.5%, 오후 10시에는 24.8%의 지연율을 보였다.

 

ⓒ 시사저널


아시아나항공, 지연 건수 8900여건

 

항공사별 지연 현황은 어떨까. 가장 많은 지연건수가 발생한 곳은 아시아나항공으로 국내선 노선 4만1584편이 운항하는 동안 8902건의 지연이 발생했다. 아시아나항공의 지연율은 21.41%로 대한항공(13.34%)에 비해 높았다. 지연율 자체로 볼 때 가장 높은 지연율을 보인 항공사는 에어서울(33.1%)이었고, 진에어(29.8%), 이스타항공(22.51%)이 그 뒤를 이었다. 

 

항공기 이용자가 연간 9천만 명에 이를 정도로 항공 교통이 활성화되자 이용자 불편이 함께 늘고 있다는 사실이 지적되면서 국토교통부는 지난 7월 ‘항공교통이용자 보호기준’을 제정∙고시해 시행한다고 밝혔다. 보호기준에 따르면 항공사나 여행사 등이 국내에서 출발하는 항공권을 판매한 이후 30분 이상 지연∙결항 등이 발생해 운항이 계획대로 되지 못하는 상황이 되면 이를 문자 메시지나 전화, 메일 등으로 고객에게 안내해야 한다. 

 

보호기준에 따르면 승객이 항공기에 탑승해 있는 상태에서 공항 내 이동지역에 장기간 대기하는 행위(국제선 4시간·국제선 3시간)가 금지되며, 2시간 이상 이동지역에 머물러 있는 경우에는 음식물 제공이 의무화 된다. 또 승객은 지연시간이 2시간 이상~3시간 이내일 경우 항공 운임의 20%, 3시간 이상의 지연이 발생할 경우 항공운임의 30%를 청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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