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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로 파운드화 싸지자 ‘차이나머니’는 영국 명품․부동산으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Brexit)가 세계의 경제를 흔드는 동안 영국에서는 중국인 관광객(유커)이 지갑을 열었다. 브렉시트 이후 파운드화 가치는 하락했다. 주요 외신들은 파운드화 가치가 떨어지자 중국인이 영국의 명품과 부동산 구매에 나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유커’의 ‘영국쇼핑’ 조짐은 온라인에서부터 감지된다. 중국 포털인 바이두는 6월17일부터 6월21일 사이에 '영국 제품 구매대행업체'라는 키워드를 검색한 경우가 평소 보다 175% 늘었고, 브렉시트 투표결과가 나온 6월24일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유럽 제품을 주로 구매 대행하는 중국의 온라인 쇼핑몰 ‘양마터우’의 판매량은 브렉시트 투표 이후 평소보다 두 배가 늘었다. 블룸버그통신도 “브렉시트 이후 런던관광을 떠나는 중국인 관광객이 늘었다”고 보도했다. 

 

 


유커의 지갑에서 나온 돈은 영국 명품시장으로 향하고 있다. 영국은 세계에서 6번째로 큰 명품시장이다. 버버리나 알렉산더 매퀸 같은 영국산 브랜드는 파운드화 가치가 떨어진 덕에 브렉시트 이전 보다 10%~20% 싸졌다. 영국 브랜드가 아니라 해도 영국에서 루이비통이나 샤넬, 에르메스를 사면 현재 중국보다 10%이상 싼 가격에 살 수 있다.

유커의 ‘영국쇼핑’은 명품에만 그치지 않는다. 중국 해외주택구매 사이트 주와이닷컴은 “브렉시트 이전보다 영국 부동산 구매 문의 건수가 두 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브렉시트 이후 영국 부동산 값이 떨어지자 중국인들이 구매에 관심을 보였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런던 금융지역 주택 가격이 파운드화 폭락으로 10%이상 하락했다”면서 “일본 부동산을 사려던 중국인이 영국에 관심을 갖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영국 정부도 유커를 끌어들이기 위해 발 빠른 조치를 취하고 있다. 가디언의 보도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중국인 관광객에 대한 비자 수수료를 큰 폭으로 내리기로 결정했다. 이번 결정에 따라 중국인에게 적용되는 2년 만기 비자 수수료는 기존에는 384파운드(약 58만원)였지만 앞으로는 84파운드(약 13만원)만 내면 된다. 영국이 타국인에게 받는 비자 수수료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영국 총리실은 “1인당 평균 2680파운드(409만원)를 쓰고 가는 중국인 관광객의 소비에 발맞추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유커가 서쪽 영국으로 눈길을 돌리자 반대편 일본의 명품·관광업계는 씁쓸한 입맛을 다시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중국인의 영국 관광 러시는 일본 도쿄 긴자의 명품거리에 타격을 입힐지 모른다”면서 “엔화 가치가 오르면서 유커의 일본 관광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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