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동료 기자가 2년 전 산 삼성전자 LCD 모니터가 고장 나 서비스센터 직원을 불렀다. 제품을 살펴본 삼성전자 서비스 센터 직원은 ‘부품 값이 8만원이니 차라리 새 모니터를 사라’고 권했다. 그는 ‘웬만한 중소기업 모니터는 15만원이면 살 수 있고, 요즘은 중소기업 물건도 좋다’는 친절한 설명까지 곁들였다. 동료는 2년 전 30만원 넘게 주고 산 세계 초일류 기업의 모니터 수명이 2년밖에 안 된다는 것(LCD 모니터의 평균 수명은 제품마다 다르지만 적어도 6년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도 황당했지만, 차라리 새 것으로 바꾸라는 서비스센터 직원 말에 더 기가 막혔다고 한다.
가격 효용성만 놓고 따지면, 서비스센터 직원 말대로 모니터를 새것으로 교체하는 편이 나을 수 있다. 소비자들이 끊임없이 새 제품을 사는 것이 기업에도 이롭기 때문이다. 그러나 손쉽게 버려지는 중고 제품이 갈 곳은 쓰레기장밖에 없다. 한국은 이미 산더미처럼 발생하는 IT 쓰레기 때문에 골치를 앓고 있다. ‘휴대전화 강국’ 한국에서 버려지는 중고 휴대전화기만 해도 1년에 1천5백만 대 이상이니 말이다.
기술이 발전해 IT 제품의 값이 내려가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제품이 고장 날 때마다 새 걸로 바꾼다면 한국은 물론 지구촌 전역이 IT 쓰레기로 넘쳐나게 될까 걱정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