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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 지역, 한나라당 지지율 10%대 첫 돌파…본선까지 지속될지는 미지수

 
민주당이 통합신당의 변수가 된 것은 호남 민심 때문이다. 광주시장, 전남도지사 등을 민주당이 장악하면서 호남 지역에서 민주당은 사실상 집권당이다.

그런데 최근 호남 정가에서 민심의 변화가 화두다. 한나라당 지지율 때문이다. 광주일보가 광주·전남 지역 유권자 6백6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했는데, 한나라당 지지율이 13.3%나 나왔다. 열린우리당 지지율(16.9%)과 오차 범위 이내까지 접근한 것이다. 한나라당이 호남에서 10% 이상 지지율을 얻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를 두고 한나라당 대권 주자들은 아전인수식 해석을 내놓았다. 호남 출신으로 박근혜 전 대표의 공보 특보를 맡고 있는 이정현 전 부대변인은 “박근혜 전 대표가 호남 지역에 보인 진심이 통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을 찾아 과거사를 사과했고, 호남 지역 예산을 챙겨왔다”라고 말했다. 이명박 전 시장측 조해진 공보특보는 “이명박 전 시장의 실용주의 리더십이 민심을 흔들었다. 호남인들도 먹고 사는 문제를 선택 기준으로 삼았다”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17대 대선에서도 예전과는 사뭇 다른 득표율을 기대했다. 그런데 현지 반응은 조심스러웠다. 지난 대선을 지역주의와 연결해 분석한 <이데올로기, 지역주의 그리고 2002년 대통령 선거>의 저자인 전남대 조정관 교수(정치학)는 달라진 민심을 전했다. 실제로 반 한나라당 정서가 엷어졌다는 것이다. 조교수는 그 배경으로 집권당이나 다름없는 민주당에 대한 염증과 김대중-노무현 정권을 거치면서 나아지지 않은 지역 경제를 꼽았다. 특히 남북 정책을 빼고는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의 차이가 지역민에게 불분명하게 와 닿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조교수는 이같은 변화가 본선까지 지속될지에 대해서 판단을 유보했다. 대신 정운찬 전 총장 등 범여권의 새로운 기대주가 등장하면, 개혁·진보 지향적 호남인들이 본선에서는 전략적 투표를 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래도 지난 대선 때 이회창 후보가 얻은 득표율보다 높게 나올 것이라는 데 이론은 없다. 지난 대선 때 이회창 후보는 호남 지역에서 4.87%를 득표했다(광주는 3.56%, 전남은 4.57%). 한나라당 후보가 더 높은 득표율을 올리기 위해서는 전제가 따라붙는다. 한나라당이 변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역의 한 언론인은 “광주 해방구 발언을 한 김용갑 의원에 대해 한나라당은 ‘강재섭 봉사 쇼’로 어물쩍 넘어갔다. 변하는 척만 하면 한나라당은 본선에서 또다시 홀대를 받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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