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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 변한의원 변기원 원장

변기원 원장(47·서울 서초구 변한의원)은 주말만 되면 충북 영동으로 내려간다. 그곳 비봉산 자락에 있는 ‘제월당’에 내려가 1만5천여 평의 밭을 일구는 것이다. 그 밭에서는 지금 황금·하수오·천궁·생지황·산약 같은 약초 40여 종이 자란다. 그는 그 약초들을 유기농으로 애지중지 키워서 환자 치료용으로 사용한다. 효과? 당연히 시장 한약재보다 월등하다.

제월당은 그의 고조할아버지 변석홍 옹(1846~ 1926)이 1902년에 세운 한의원. 변옹은 구한말 고종의 어의로 있다가, 고종이 폐위를 당하자 영동으로 낙향했었다. 이후 변옹과 그의 자손들은 그 일대에서 명의로 이름을 떨쳤다. 변원장도 그랬다. 2년 전까지 그곳에서 진맥을 짚다가 지난해 서울로 올라왔다.

선조가 어의였던 터라 변원장은 자연스레 ‘집안의 비법’을 대물림했다. 왕실 처방이라고 해서 특별한 것은 아니다. ‘약재를 기본에 맞추어 엄격히 쓰는 것’이 비법이라면 비법이다. 그는 그 비법을 독특하게도 뇌 질환 치료에 활용한다. 두통·어지럼증·만성피로 같은 뇌 질환의 원인이 뇌의 기능 저하와 불균형에 있다고 보고, 약물과 침으로 치료하고 있는 것이다.

“약물은 주로 청뇌음(淸腦飮)을 처방한다. 청뇌음은 여러 요인으로 생긴 열을 식혀주는 생지황과 현삼, 기를 가라앉혀주는 침향 등을 기본 약재로 쓴다”라고 말했다. 국내에 한의원은 많지만, 약재를 직접 재배해 쓰는 곳은 그리 흔치 않다. 변원장이 돋보이는 것은 그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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