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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책
문명 전환기 한국학이 갈 길은?
정제된 언어로 설명되지 않는 명제는 자칫 정치적 선동이나 알맹이 없는 구호로 전략하기 쉽다. 지금까지 한국학이 그런 협의를 받아왔다. ‘너무 많은’ 위기의식과 ‘지나침’ 조바심이 학계가 일구어낸적 지 않은 성과를 뒤덮기 일쑤였기 때문이다.
성균관대 임형택 교수가 최근 펴낸 <실사구시의 한국학>은 이같은 상황에 대한 도전으로 읽힌다. 지은이는 먼저 한국학을 ‘멸종 위기를 맞은 보호 종’으로 받아들이는 사회일반의 인식을 개탄한다. 그는 또 한국학을 단순히 관광 상품이나 문화상품을 만드는 텃밭 정도로 폄하하는 시각도 단호하게 뿌리친다.
대신 지은이는 한국학의 기본 책무와, 한국학이 자립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를 찬찬히 더듬는 다. 그에 따르면, 한국학은 근대주의라는 서편향과 민족주의라는 동편향을 무너뜨릴 책무를 지니고 있다.
이 책에 언급된 사상가들로는 연암 박지원.다산 정약용 .담헌 홍대용 등이 있다. 지은이가 살핀바에 따르면 실학은 ‘주체적 자아각성과 객관적 세계 인식을 확고히 하고, 개혁과 개방의 길을 모색한 학문적 노력’이었다. 바로 여기에 실학자들의 실사구시 정신이 문명 전환기에 선 한국학의주요 방법론이 될 근거가 있다는 것이다. 요컨대 이 책은, 학문적 성과로 엮은 한국학 지침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