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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산드르 만수로프 박사 “한.러 신뢰 관계 붕괴도 한 요인”

 1991년 러시아가 한국과 수교한 뒤 오랫동안 소원했던 러시아와 북한의 관계가 다시 회복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1990년대에 간간이 이루어지던 러시아 정부 관리들의 방북은 최근이고르 이바노프 외무장관의 방북으로 절정을 이룬 느낌이다. 한때 평양 주재 러시아 외교관을 지냈고 지금은 미국 워싱턴 브루킹스 연구소에서 한반도 문제를 연구하고 있는 알렉산드르 만수로프 박사로부터 새로운 관계 정립을 꾀하고 있는 러시아와 북한 간의 최근움직임에 대해 들어보았다.

우선 최근 북한과 러시아 간에 체결된 새 우호협력 조약의 의미부터 평가해 달라
 두 나라는 새 우호조약을 체결함으로써 양국 관계에 새 장을 열었다고 본다. 새 조약은 1961년 두 나라가 맺은 상호방위조약을 대신하게 된다.  당시 조약은유사시 북한을 군사적으로 지원하도록 되어 이으나 1990년대 초 두 나라 관계가 악화한 뒤에는 사실상 휴지 조각에 불과 했다.

러시아 입장에서 볼 때 북한과 굳이 이런 조약을 체결할 필요가 있는가?
 아다시피 북한은 러시아의 이웃 나라이다.이웃한 두 나라가 새로운 관계를 정립할 수 있는 법적 기반을 갖지 못했다는 것 자체가 부자연스런일이다. 게다가 구조약을 폐기했으므로 두 나라는 어떤 식으로든 관계 재정립이 필요했다. 다음으로 한반도에 대한 러시아의 이해 문제가 있다. 러시아는 한반도의 지장학적 이해에 여러모로 관심이 걸려 있는데도 소외당 했다. 동북아 지역에는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4자 회담이다. 3국 조정 그룹이다 하는 다자간 협상 채널이 가동되고 있지만 어느 채널에도 러시아는 빠져 있다. 따라서 러시아로서는 한반도 문제에 개입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는 북한과의 쌍무 채널이라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러시아 한반도 4자 회담에 참여하는 것을 북한이 지지하리라 보는가?
 북한은 기존 4자 회담을 북한과 중국이 한편이 되고, 남한과 미국이 또 한편이 되는 2대 2구조가 아니라 중국도 남한과 미국에 합세한 3대 1구도로 파악하고 있는 것 같다.만일 러시아와 일본마저 4자회담 참여를 반대할 것이다. 설령 두 나라가 참여 의사를 밝혀도 북한은 별 관심을 보이지 않을 것이다. 러시아의 입장은 북한과의 쌍무 관계에 역점을 두면서, 다자 채널에 참여를 꾀하는 것 이다. 그러나 어떤 경우든 러시아는 한반도 문제에 재를 뿌리는 역할을 맡지는 않을 것이다.

북한은 지금 미국과 관계 개선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작금의 북.미 협상을 바라보는 러시아의 입장은 어떤가?
 이 문제에 관해 러시아 내에는 두 가지 부류가 존재한다. 하나는 골수 보수주의자들인데, 이들은 북미 관계 정상화가 결과적으로 러시아에 나쁜 영향을 줄 것으로 본다. 그렇게 될 경우 러시아를 한반도에서 쫓아낼 뿐 아니라 러시아의 목을 죄게 되는 상황이 온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들은 또한 궁극적으로 한반도 통일이 러시아의 이해를 손상시킬지도 모른다는우려를 갖고 있다. 그러나 이런 견해는 소수에 불과하다. 주류파 생각은 다르다. 주로 외무부와 학자들이 대부분인 주류파는 북.미 관계 정상화가 북한의 생존에 좋은 뿐 아니라 북한 경제 희생에도 도움이 되며, 결과적으로 한반도를 안정시키는 데 기여한다고 본다. 이런 현상은 러시아에도 좋으리라는 것이 이들의 견해이다.

러시아는 한반도에서 2개의 한국이 존재하는 샹황을 어떻게 보는가?
 미국이 북한과 외교 관계를 맺어 결과적으로 한반도에 2r의 주권국이 존재하면 그것도 괜찮다고 본다. 러시아는 이미 10년 전 남한과 국교를 맺음으로써 2r의 한국을 인정했다. 어쩌면 1970년대 한때 나왔던 남북한에 대한 주변 강국들의 교차 승인의 한 형식이라 볼 수 있다. 러시아는 한반도 통일에 반대하지 않는다. 다만 한반도 통일 협상에서 러시아측 입장이 반영되기를 바란다. 이를테면 북한은 옛 소련에 대해진 빚이 많다. 빚 규모가 흑자는 30억 달러라고 하고 흑자는 80억 달러라고도 한다. 러시아는 통일로 인해 북한 빚이 없어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 또 주한 미군 문제만 해도, 러시아는 주한미군이 국경 긑어는 물론이고 3.8선 이북으로 이동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

1990년 초 수교 당시 밀월 관계였던 한.러 관계가 요즘 들어 서먹서먹한데.
 현재 러시아와 남한 관계는 저점에 있다. 작년 여름 겪었던 스파이 사건이 화근이다. 당시 러시아 당국은 모스크바 주재 한국대사관 무관은 물론 러시아 외무부 한국 담당 책임자도 체포했다. 남한 정부는 러시아측의 스파이혐의 주장을 모두 일축했지만 문제의 러시아 관리는 스파이 혐의로 재판을 받고 현재 12년 징역형을 살고 있다. 남한 정부는 그와 그 가족을 외면했다. 스파이 사건으로 인해 남한은 러시아의 중요 정보망을 잃게 되었다. 또한 남한은 한반도 정책 입안자들은 물론 한반도 문제를 연구하는 학자들과의 우의도 끊어지게 했다. 한 세대 간에 이룩한 러시아와 남한 간의 신의가 모두 깨져버린 상황이다. 이번에 러시아가 북한과 새 우호조약을 체결하게 된 부분적인 계기도 남한과 러시아 간의 신뢰 상실과 관계가 있다고 본다. 러시아와 남한 사이에 경제 협력 같은 것은 계속되고 있지만, 신뢰 관계를 회복하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다.

한때 평양에서 외교관 생활을 했는데 북한에서 진정한 개혁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가?
 진정한 개혁의 정의가 뭐냐에 달려있다우선 북한 경제는 바닥을 쳤다. 점점 좋아지고 있다는 말이다. 정치적 안정도 이루었다. 김정일이 확고히 권력을 장악한 상황이다. 북한은 경제 회복은 못했더라도 회생의 발란은 마련했다고 본다. 북한은 서구형 시장 경계를 꿈꿀 수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중앙 정부의 단단한 통제를 받는 싱가포르식 경제를 원하는지도 모른다. 이런 tr의 경제가 북한에 가능해 보일 수도 있겠지만 나는 기본적으로 회의한다. 경제 개혁을 하기 위해서는 자본이 필요하며, 무엇보다 개혁을 하겠다는 정치적 의지가 필요하며, 무엇보다 개혁을 하겠다는 정치적 의지가 필요하다. 나아가 이념도 바꾸고 주민에게 개인적 자유를 허용해야 한다. 1980년대에 시장 경제를 받아들인 중국이 모두 이런 과정을 밟았다. 그러나 북한에서는 아직 이런 변화가 일어나지 않았다. 무엇보다 북한은 이런 개혁을 하겠다는 정치적 의지가 부족하다.       
워싱턴 ???편집위원

만수로프 박사 약력: 1967년생. 평양주재 외교관(1987~1989), 모스크바 국제관계대학원 졸업(1990), 미국 노던일리노이 대학 석사(1992),컬럼비아 대학박사(1998), 하버드 대학 한국학연구소 연구원(1997~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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