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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사를 자신의 천직이라고 생각하는 羅承仁(34·사진 왼쪽)씨는 ‘스승의 날’을 맞아 더욱 가슴이 아프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사랑하는 제자들 곁에서 쫓겨난 지 1년6개월이 다 되어간다. 그는 5년간 대원고등학교(서울 중곡동 산3-18) 국어교사로 재직했다.  하지만 그가 지난 10일 오후 6시부터 동국대 강당에서 열린 ‘살인폭력정권 규탄 및 교육자치 쟁취를 위한 서울교사전진대회’에 머리띠를 두른 모습으로 참석하게 된 것은 그 울분 때문만은 아니다. 정작 그가 참지 못한 것은 사랑하는 제자가 분신을 했기 때문이다. 5월1일 분신한 안동대생 김영균(20·민속학2)군이 그의 제자였다.

 “책을 많이 읽고 토론을 즐기던 아이”로 김영균군을 회고하는 그는 지난 3월 자신이 꾸려나가는 서점에 들러 선생님을 위해 10만원어치나 책을 사가던 아이가 분신을 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다고 했다. 제자의 분신 후 대구에 내려가 이틀 동안 밤샘을 하고 돌아온 그는 “영균이의 죽음을 헛되이 할 수 없다는 각오를 새롭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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