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機 사고, 人災가 부른 첫 참변
지난 7월26일의 아시아나 항공 733편 보잉기 737기(기장 黃仁淇)의 추락 사고는 안전을 무시한 조종사의
무리한 착륙 시도와 열악한 공항 시설이 빚어낸 국내선 항공사상 첫 대참사였다. D급 공항인 목포 공항은 활주로 길이가 국내에서 가장 짧은
1.5㎞에 불과한데도, 악천후로 시계가 나쁠 때 반드시 필요한 장비인 계기착륙시설(ILS)을 갖추지 못했다. 비슷한 규모의 공항으로는
울산(1.5㎞) 여수(1.55㎞) 속초(1.56㎞) 공항이 있는데, 속초 공항에도 계기착륙시설이 없다. 국내 항공의 양적 팽창에 훨씬 못미치는
안전 대비 시설이다. 같은 기상조건에서 다른 공항을 이용한 경험이 있거나 앞으로 이용할 사람들로서는 간담이 서늘한 노릇이다. 앞으로는
목포공항에서처럼 항공기의 안전한 착륙을 유도할 시설을 갖추지 못해 전적으로 조종사의 육안에만 의존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인근 공항으로
회항이라도 했으면 모두가 살 수 있었을 텐데 결국 인재가 참극을 부르고 말았다.
물론 블랙박스를 분석해 봐야 정확한 사고 원인이 밝혀지겠지만 지금까지 생존자들의 증언, 사고기와 관제소의 교신내용, 사고 당시
시계가 불량한 기상 조건에서도 두 차례나 착륙을 시도한 정황 등을 종합해 볼 때 조종사의 오판이 빚은 참사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두 차례 착륙에 실패한 비행기는 이날 오후 3시38분쯤 목포관제소와의 교신에서 “착륙 절차를 밟겠다”라는 교신을 보낸 후 추락했다.
사고 현장에서 가까스로 살아난 박진아 주영신 씨 등 두명의 여승무원은 “추락사고 직전에 항공기의 랜딩 기어가 나오는 소리를 들은 뒤 10초 정도
있다가 폭음과 함께 기체가 추락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