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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인천일보 1위…중국어 지면 따로 꾸며 ‘특성화’
중앙 언론을 포함한 조사에서는 조선일보(42.2%)가 가장 영향력 있는 매체로 뽑혔다. 그 다음 KBS(33.2%) 동아일보(24.6%) MBC(23.4%)가 뒤를 이었다. 지역 언론사로 한정해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인천일보(72.6%)와 경인일보(43.2%)를 꼽는 전문가가 많았다.
인천에 있는 지역 언론사들은 경기 지역까지 신문을 배포하는 경우가 많다. 광역시로 독립하기 전에 경기도에 속해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간지들도 경기와 인천에 사무실을 따로 두고 운영하고 있다. 인천일보는 인천에 본사를 두고 경기도에 지사를 두고 있고, 경인일보는 경기도 수원에 본사를 두고 인천지사를 운영하고 있다. 두 신문 모두 경기판·인천판 신문을 따로 낸다.
인천 지역 전문가들이 영향력 있는 지역 언론이라고 첫손에 꼽은 인천일보는 1988년에 창간했다. 경인일보에 소속했던 인천 지역 기자들과 주주들이 중심이 되어 인천신문을 창간하고, 인천일보로 이름을 바꾸었다.
지역의 시민단체들은 인천일보의 대표적 보도로 두 가지를 꼽는다. 지난해 송도신도시와 영종도를 잇는 제2연육교 건설이 추진될 당시 지역 시민단체들은 교각 폭이 좁아 선박이 교행하기 어려워 안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인천일보도 이 문제를 크게 보도했고, 결국 교각 너비가 700m에서 800m로 늘어났다. 또 올 여름 중국에서 국내로 반입되는 폐동전 문제를 집중 보도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중국어 지면을 따로 꾸리는 것도 인천일보의 특색이다. 인천일보는 매주 수요일마다 중국판을 한 면씩 낸다. 인천과 중국을 오가는 보따리상과 중국인들이 본다고 한다. 지방지로는 유일하게 베이징 특파원을 두고 있다.
인천일보는 2003년 9월 노조를 중심으로 사장 퇴진 운동을 벌여 옛 안기부 인천지부장 출신 사장이 물러나고 이후 지역 언론에서는 보기 드물게 개혁적 조처를 단행했다. 편집국장 직선제, 노사 동수 인사위원회 설치 등 다른 언론사에서 찾아보기 힘든 단체협약을 체결했다. 기자단 탈퇴 선언과 사내에 클린 센터를 설치한 것도 인천 지역 시민사회로부터 지지를 얻은 개혁 조처였다. 이런 이유로 전국언론노조가 주는 민주언론상을 수상했고, 지역신문발전법에 따라 우선 지원하는 전국 5개 지방지 가운데 하나로 뽑혔다.
‘민주 언론’ 평가 높으나 내홍으로 파행
하지만 현재 인천일보 구성원들의 표정은 밝지 않다. 지난 9월 말 사내에서 ‘인사 파동’이 생겨 내홍을 심하게 앓고 있다. 노사동수 인사위원회를 거친 인사안에 대해 편집국 간부들이 중심이 되어 거부했고, 인사를 거부한 측과 노조가 심하게 갈등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사장이 사직서를 제출했다.
사태가 복잡하게 얽혀 있고, ‘인사’ 문제가 시발이 된 문제이기 때문에 인천 지역 시민단체들도 해결을 촉구하고는 있지만 중재에 나서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구교정 인천민주언론시민연대 사무처장은 “인천일보가 2003년 이후 인천 지역 시민 사회에 개혁 언론으로 거듭나겠다고 선언하고, 변화하는 노력을 기울였다. 그런데 최근 내홍이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아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한편 영향력 있는 언론인으로는 황호수 인천일보 사장(12.6%)과 장사인 경인일보 인천사장(6.6%)이 꼽혔다. 현재 황호수 사장은 사직서를 제출한 상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