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현재 동아시아에서는 큰 세대 교체의 흐름 속에서 낡은 체제나 국제 질서에 얽매이지 않고 발언하는 사회 계층이 속속 출현하고 있다. 한국이나 중국이 제기하는 역사 문제나 한국의 친일 반민족 행위 진상 규명 특별법, 게다가 양태는 다르지만 일본의 신자유주의 사관적인 움직임 등의 배경에는 이와 같은 큰 사회적 변화가 존재하고 있다.
2. 다케시마/독도 문제에 관해서는 일·한 양국의 민족 감정 속에서 중요성이 과대하게 평가되어 버리고 말았다. 일단 민족주의적인 상징성 문제를 떠나서 냉정하게 의논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상태로는 이 문제에 대한 일·한, 특히 한국에서 타협할 여지가 전무하다고 보이며, 현상 유지 이상의 구체적인 해결책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본다. 3. 역사 문제에 조급한 해결을 목표로 하는 것도, 안이한 목표를 내세우는 것도 아닌, 우선 가능한 일을 먼저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역사 문제가 거론되고 있는 와중에도 일·한 양국 사이에는 활발한 경제·사회 교류가 존재하고 있어 이것을 파괴하는 것은 쌍방에 플러스가 되지 못한다. 4. 일본의 상임이사국 가입이 마치 굉장히 중요성이 있는 듯이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것 자체가 문제이다. 일본은 그것이 자신들이 대국화를 지향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설명할 필요가 있다. 동시에 한국이나 중국은 양국과는 다르게 일본이 이미 막대한 분담금을 유엔에 부담하고 있고, 어떤 형태로든 그에 대한 보상을 추구하는 것도 어느 정도 자연스러운 일임을 이해해야만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미국처럼 일본의 여론도 유엔으로부터 돌아설 위험성이 있다. 각국, 각 민족이 자신들의 위신을 따지기만 하는 상황에서는 백해무익할 뿐이다.5. 바람직한 일·한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애초부터 이런 사태에 이르기까지의
역사를 진정으로 이해하는 것이다. 그것은 역사 전개 과정 속에서 ‘누가’ 또는 ‘어느 쪽’이 잘못했는가인지를 파헤치는, 순탄한 일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상대방이 어떻게 그와 같은 행동을 했는가를 우선, 진지하게 이해하는 노력인 것이다. 인간의 모든 행동에는 이유가 있고, 그것을
이해함으로써 역사를 이해하는 것이다. 지금 일·한 간에는 그처럼 상대를 이해하려고 하는 진지한 노력이 결여되어 있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 전체를
‘반일 감정’으로 치부해버리거나 또는 오늘의 일본을 ‘패권주의’라는 말로 정해놓고 논의하는 것도 문제이다. 새로운 세대의 등장은 논의를 활발하게
하는 한편, ‘과거’에 얽매어 논의를 과도하게 단순화하는 위험성도 갖고 있다. 그것을 마음에 새겨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주요 이력-일본 고베 대학 대학원 국제협력 연구과 교수. 1966년생. 비교 정치학, 한반도
문제가 주요 연구 영역. 한국 근대사를 연구하고 있는 신예 연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