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과 건강]편두통 예방약은 규칙적인 생활…어린이 환자는 소염진통제 복용 피해야
전설적인 명의 화타가 조조에게 도끼로 머리를 쪼개어 뇌수술을 하자고 건의했다가 반역자로 몰려 최후를
맞았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때 조조의 병은 편두통이었다고 한다. 편두통으로 고생해본 사람이라면 이 무시무시한 처방이 황당무계하게 들리지만은 않을
것이다.
편두통은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나타날 수 있지만, 특히 청년층, 남성보다는 여성에게 더 많이 나타난다. 두통이 머리와 목, 어깨에서 느껴지는 다양한 형태의 통증인
반면, 편두통은 일반적으로 머리나 얼굴의 한 부위에 집중된 심한 통증으로, 맥박이 뛰는 것 같은 느낌, 소화불량, 구토 등의 증상도 동반한다.
편두통의 전조 증상으로 속이 매스껍거나 빛, 소음, 진동에 민감해지면서 몸을 찌르는 듯한 느낌을 받는 사람도 있다. 편두통은 보통 몇 시간에서
하루 정도 지속되다 갑자기 사라진다. 심하면 거의 매주 편두통이 나타나며 2~3일 가량 증상이 지속되면서 지치고 무기력한 상태가 되기
쉽다.
편두통은 두뇌의 혈관이 확장되면서 신경을 자극해 일어나는 통증으로, 두개골 내 혈관의 신경전달 이상 때문이라는 설명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편두통을 일으키는 주된 요인으로는 ‘스트레스, 음식, 흡연, 날씨, 수면 시간, 과로, 과도한 운동, 의약품’
등이 꼽힌다.
편두통 예방에는 무엇보다 규칙적인 생활 습관이 중요하다. 과식을 피하고 식사 시간과 수면 시간을 일정하게 지켜도
편두통 예방에 도움이 된다. 되도록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하루 일과를 무리 없이 분배하고, 소음이나 강한 냄새, 지나치게 강한 조명 등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환경을 피하는 것이 좋다. 이틀에 한 번 정도 숨이 약간 찰 만큼 운동을 하고, 틈틈히 몸의 근육을 이완시켜 주어도 편두통을
예방할 수 있다. 그러나 편두통이 일어났을 때 신체 활동을 많이 하면 오히려 심해질 수 있기 때문에 이때는 조용하고 어두운 방에서 쉬는 편이
낫다. 여성은 호르몬 변화로 편두통이 생길 수 있으므로 월경 주기에 따라 편두통이 심해진다면 피임제 복용으로 증상이 악화할 수 있음을 주의해야
한다.
생활 습관 못지 않게 음식물 요인도 크다. 치즈나 술, 육류 가공식품에 들어있는 발색제와 같은 식품첨가물, 화학조미료에 든 MSG
등이 편두통 유발 요인으로 지적된다. 카페인은 편두통 치료에 효과가 있지만 너무 많이 섭취하면 오히려 편두통을 일으킬 수 있다. 카페인 성분이
있는 커피, 차, 초콜릿은 섭취를 줄이고, 먹더라도 조금씩 먹는 것이 편두통 예방에 도움이 된다. 동물성 식품과 푸른 채소에 풍부한
‘리보플라빈’을 많이 먹어도 편두통을 예방할 수 있다.
편두통 예방약 먹은 임신부, 기형아 낳을 수도
편두통이 생기면 아스피린이나 타이레놀 같은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를 먹는
사람이 많다. 이런 소염진통제는 처방 없이 쉽게 구할 수 있지만 위장관 장해를 일으키거나 다시 두통을 일으키는 등의 부작용이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편두통이 생긴 후에 약을 먹어도 잘 듣지 않는 사람은 미리 예방 차원에서 약을 먹기도 한다. 편두통 예방약 중에는 임신부가
먹으면 기형아를 낳을 위험이 있는 것도 있으므로 신중할 필요가 있다. 편두통이 있는 어린이도 약을 복용할 수 있지만, 16세 이하의 어린이에게
아스피린은 때때로 심한 구토와 함께 경련, 혼수를 일으키는 라이증후군(Reye's syndrome)을 유발할 위험이 있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
55세 이상의 사람에게 갑자기 심한 편두통이 생겼다면 뇌종양, 혈전에 의한 혈액공급 이상이 의심된다. 그대로 두면 뇌졸중과 같은
심각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으므로 CT, MRI 등의 검사를 받아 정확한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편두통이 자주 나타나는 사람은 편두통의 시작 날짜와 시간, 전조 증상, 경과, 두통 완화에 도움이 되는 것
등을 기록한 ‘일지’를 써보라고 권하고 싶다. 편두통의 원인 규명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바삐 돌아가는 삶 속에서 머리 아플 일은 수없이 많다. 규칙적인 생활, 적절한 식사와 운동, 스트레스 관리
같은 지극히 상식적인 건강 지침을 실천하는 데 더해 웃음과 여유를 챙길 수 있다면 편두통은 한결 나아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