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편입 종목으로 엔비디아·텍사스 인스트루먼츠 거론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이 우량주 위주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에서 제외될 위기에 놓였다. 인텔은 지난 2분기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 데 따라 사업 정리와 구조조정을 논의하고 있다.
3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인텔이 올해 주가가 60% 떨어지며 다우지수 편입 종목 중 가장 부진한 성적을 기록한 점 등을 들어 이처럼 전망했다. 인텔이 다우지수에서 제외되면 평판이 훼손되고 주가에는 더 큰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은 내다봤다.
주가 하락에 따라 인텔은 시가총액이 859억 달러(115조3000억원)로 쪼그라들며 세계 10대 반도체 기업에서 밀려났다. 2021년만 해도 인텔의 매출이 엔비디아의 3배 규모에 달했으나 이제는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인텔은 지난달 2분기 실적 발표에서 16억1100만 달러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오픈AI 투자 기회를 놓친 데다 TSMC에 맞서서 힘을 실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부문에서 손실이 늘었다.
이에 따라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배당을 중단하고 직원 약 15%를 해고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으나 일부 애널리스트들과 인텔의 전직 이사들 사이에서는 너무 미미하고 늦은 조치라는 평가가 나온다.
다우지수는 S&P500지수와 달리 주가 수준을 고려하는데, 현재 인텔은 지수 내 가중치가 0.3%로, 가장 영향력이 낮은 종목이다. 라이언 데트릭 칼슨그룹 수석 시장 스트래티지스트는 "인텔이 다우지수에서 빠지는 것은 오래전부터 예견된 일이었을 것"이라며 "최근 부진한 실적은 마지막 압박"이라고 말했다. 서밋 인사이츠 그룹의 애널리스트인 킨가이 찬은 시장 수요가 인텔에 유리하지 않고, 제품 로드맵에도 실수가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다우지수를 관리하는 S&P는 인텔 제외 가능성에 관한 언급을 거부했다.
인텔 대신 다우지수에 편입될 종목으로는 올해 들어 주가가 160% 뛴 엔비디아와 20% 오른 텍사스 인스트루먼츠(TI)가 거론됐다. 지난 2월엔 약국 체인 월그린스 부츠가 아마존으로 대체된 사례가 있다. 다만 다우지수는 다소 안정적인 종목을 선호하는데 엔비디아는 변동성이 너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TI의 경우 올해 주가가 상승해 다우지수 종목 평균과 비슷해졌다. S&P 다우존스지수 위원회 회장 데이비드 블리처는 다우지수에는 주가 수준이 평균인 종목이 선호된다고 말했다.
한편, 앞서 로이터통신은 인텔이 이달 중순 이사회를 개최하고 불필요한 사업 정리와 자본 지출 축소를 뼈대로 하는 구조조정안을 제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여기엔 애초 독립법인으로 분리해 기업공개(IPO)를 추진해온 프로그래머블 칩(programmable chip) 사업부 알테라 등을 매각하는 방안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320억 달러 규모의 독일 공장 건설 계획을 일시 또는 완전히 중단하는 방안도 담길 가능성도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