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지율 반등 해법은 ‘삼각 협력’ 여부에…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여권의 총체적 위기 국면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율은 총선 참패 이후 급락한 채 박스권에 갇혀 있다. 국민의힘 지지율은 전당대회로 얻어낸 컨벤션 효과를 그대로 반납해 버렸다. 특히 많은 기대감을 모았던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전당대회에서 압승한 이후 좀처럼 ‘상승 돌파구’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즉 윤 대통령, 한 대표, 국민의힘까지 집권여당의 핵심 3축이 모두 위기에 빠진 ‘트리플 쇼크(Triple Shock)’ 상태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한덕수 총리, 윤석열 대통령(왼쪽부터) ⓒ연합뉴스

윤 대통령의 임기는 아직 절반 이상 남아있다. 반면 한 대표는 2027년 대통령선거에 나가기로 결정한다면 내년 9월에 대표직에서 내려와야 한다. 그 전에 결정적인 성과를 만들어야 한다는 뜻이다. 사실 더 급한 쪽은 국민의힘이다. 홍준표 대구시장의 지적처럼 지난 대통령선거 후보와 현재의 당대표까지 외부 인사를 수혈해야 하는 약체 정당이 되어 버렸고 지난 총선의 참패로 내년에 있을 지방선거에서 권토중래하지 못하면 정권 재창출의 기회마저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집권세력의 첫 번째 충격 지점은 ‘윤 대통령 지지율’이다. 한국갤럽이 8월20~22일 실시한 조사(자세한 개요는 그래프에 표시)에서 ‘윤 대통령이 대통령으로서 직무를 잘 수행하고 있는지, 잘못 수행하고 있는지’ 물어봤다. 긍정평가는 27%를 기록했다. 부정평가는 63%로 조사 응답자 10명 중 6명은 윤 대통령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윤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 추이를 분석해 보면 총선 이전인 2월 5주 조사에서 긍정평가는 39%까지 올라갔었다(그림①). 하지만 그 시점 이후 대통령 지지율은 계속 하락세를 면치 못했고 총선 결과로 윤 대통령에 대한 민심 이탈에 속도가 붙기 시작하면서 탄핵까지 거론되고 있다.

‘컨벤션 효과’도 못 누리는 정부·여당

대통령 지지율에서 특히 주목되는 지점은 ‘핵심 지지층의 이탈’이다.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의 핵심 지지 기반은 이른바 ‘대·륙·주(대구경북·60대·주부층)’다. 윤 대통령이 지난 대선에서 이길 수 있었던 원동력 역시 영남을 지역 기반으로 하는 고연령층 그리고 ‘안정 추구 성향’이 강한 주부층의 지원이 결정적이었다. 

그런데 조사 결과를 보면 대구경북에서 대통령 긍정 지지율은 31%로 간신히 30% 문턱을 갓 넘는 수준에 불과했다. 60대와 주부층도 각각 41%에 그쳤다. 임기 초반 핵심 지지층 지지율은 모두 60%가 넘었고 지속적으로 응원의 목소리를 내주는 기반이었지만 이제는 달라졌다. 

수도권은 20%대 긍정평가로 추락했고 40대 지지율은 한 자릿수에 그쳤다. 중도층 지지율은 18%밖에 되지 않는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직후 김경수 전 경남지사의 복권을 둘러싼 ‘윤한 갈등’, 광복절 행사 및 대통령의 기념사 연설 내용 그리고 이진숙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임명과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지명 및 신임 독립기념관장 임명 등 인사 논란이 지지율 추가 하락에 결정적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즉 중도층·수도권·청년층(중·수·청)에 지지층 기반(대·륙·주)마저 흔들린 것이다.

악재는 혼자 오지 않는 법이다. 한 대표 역시 전당대회 이후 경쟁력이 한풀 꺾인 모양새다. 이재명 대표와의 전격 회동으로 반전의 모멘텀을 만들 작정이었지만 이 대표의 코로나19 확진으로 연기되어 버렸다. 한 대표는 여야 대표회담을 생방송하자고 제안할 정도로 적극적이었지만 ‘채 상병 특검법 제3자 추천안 발의’를 비롯해 별다른 진전 단계를 만들어내지 못한 위기감에 빠져 있다.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는 한 대표의 즉각적인 ‘채 상병 특검법 발의’를 재촉하고 있지만 한 대표는 난감한 상태다. ‘제보 공작’ 수사 등 특검법에 추가 사항을 요구하더라도 민주당은 받아들일 용의가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당장 윤 대통령과 친윤으로 분류되는 구주류 당내 세력을 설득하기가 힘에 부치는 양상이다. 

과연 빅데이터는 최근 한 대표에 대해 어떤 평가를 내리고 있을까. 빅데이터 심층 분석 도구인 썸트렌드(SomeTrend)로 8월19~27일 한 대표에 대한 빅데이터 감성 연관어와 빅데이터 긍·부정 감성 비율을 도출해 보았다. 한 대표에 대한 빅데이터 감성 연관어는 ‘기대하다’ ‘의혹’ ‘환영하다’ ‘우려’ ‘바라다’ ‘갈등’ ‘범죄’ ‘비판’ ‘괴담’ ‘희망’ ‘피해’ ‘안전’ ‘진정성’ ‘논란’ ‘일방적’ ‘부정적’ ‘유감’ ‘최선’ ‘심하다’ ‘무책임’ ‘축하’ ‘좋다’ ‘긍정적’ ‘걱정’ ‘합리적’ ‘어렵다’ ‘반대하다’ ‘불안’ 등으로 나왔다(그림②). 빅데이터 감성 연관어를 보면 ‘기대감’과 동시에 ‘불안감’이 존재한다. 결국 불안감은 윤 대통령과의 관계인데 8월30일로 예정됐던 만찬까지 추석 이후로 연기되는 ‘불협화음’이 삼중고(Triple Shock)에 결정적 타격을 준 가장 큰 요인으로 분석된다. 한 대표에 대한 긍·부정 감성 비율은 긍정 38%, 부정 56%로 부정이 더 높았다.

트리플 쇼크의 원천적 발원지는 ‘국민의힘 내부 분열’이다. 국민의힘 경쟁력이 저하된 가장 큰 원인은 ‘친윤’과 ‘친한’의 갈등으로 분석된다. 여소야대 국면에서 야당에 대한 대응 이전에 집권세력 내 결집과 협력이 우선인데 말이다. 즉 윤 대통령과 한 대표 사이의 총선 이후 달라진 ‘갈등’ 관계가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붕괴된 보수 기반이 제대로 혁신되거나 개혁된 모습으로 부활하지 못하고 지체된 결과도 반영된 결과다. 

韓, 빅데이터 연관어에 ‘기대’와 ‘불안’ 공존

여당에 대한 빅데이터 반응은 어떨까. 같은 분석 기간에 국민의힘에 대한 빅데이터 연관어를 확인해 봤다. 국민의힘에 대한 빅데이터 연관어는 ‘대표’ ‘민주당’ ‘국회’ ‘의원’ ‘더불어민주당’ ‘기자’ ‘서울’ ‘한동훈’ ‘국민’ ‘정부’ ‘대통령’ ‘이재명’ ‘윤석열’ ‘위원’ ‘여당’ 등으로 나타났다(그림③). 빅데이터 연관어에서 연결된 인물 구조로 보면 국민의힘 경쟁력은 윤 대통령, 한 대표 그리고 이재명 대표의 삼각관계에서 도출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여론조사 결과와 빅데이터 분석 내용을 볼 때 윤 대통령, 한 대표 그리고 국민의힘 경쟁력 동반 저하, 이른바 ‘트리플 쇼크’는 어느 한쪽의 문제 유발이 아니라 동반 현상이다. 쇼크 극복을 위한 해법 역시 삼각 협력 여부에 달렸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