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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명 단일대오’라는 공천의 역설…중도·수도권·청년층이 등 돌려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심상치 않다. 지난 4·10 총선에서 민주당은 위성정당 당선자를 포함해 무려 175석을 얻었다. 압승이다. 흔히 정치권에서 설명하는 컨벤션 효과를 떠올린다면 민주당 지지율은 당연히 올라가야 한다. 적어도 총선에서 108석을 얻는 데 그치며 참패를 면치 못한 여당보다 꽤 큰 차이를 두고 높아야 상식에 걸맞다. 

그럼에도 민주당 지지율은 총선 이후 올라가기는커녕 별로 변화가 없거나 오히려 내려간 결과까지 나오고 있다. 심지어 몇몇 정당 지지율 조사 결과에서는 국민의힘보다 낮은 상황이다. 민주당의 낮은 지지율이 이해되지 않는 이유는 또 있다. 정치는 상대평가인데 민주당과 대척점에 서있는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은 총선 이후 고꾸라질 대로 고꾸라져 있다.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없다고 하는데 윤 대통령 국정 수행 긍정 지지율은 일부 조사에서 20%대 초반까지 내려와 있다. 

ⓒ연합뉴스·시사저널 박정훈
ⓒ연합뉴스·시사저널 박정훈

尹 지지율 최저치에도 반사이익 못 보는 野

‘남의 불행은 나의 행복’이라는 말처럼 낮은 대통령 지지율에 대한 반사이익을 가져온다면 민주당 지지율은 지금 나오는 것보다 더 높아져야 설득력이 있다. 더군다나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 체제로 굳건한 ‘단일대오’가 만들어져 있다. 원내대표 선출 과정에서 이 대표의 최측근인 박찬대 의원이 무혈 입성했다. ‘명심’으로 밀어준 추미애 의원의 국회의장 시도가 불발되기는 했지만 이 대표의 연임 가능성은 더욱 높아질 정도로 당의 중심은 총선 이후 더욱 견고해졌다. 그렇다면 민주당 지지율은 더 올라가도 모자랄 판인데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한국갤럽이 5월28~30일 실시한 조사(자세한 개요는 그래프에 표시)에서 ‘어느 정당을 지지하는지’ 물어본 결과 국민의힘 30%, 민주당은 29%로 나타났다. 조국혁신당은 13%였다. 총선 전에 30%대 중반까지 올라갔던 민주당 지지율은 총선 이후 오히려 20%대로 내려왔다. 총선에서 수도권은 민주당이 압승이었지만 정당 지지율 결과는 총선 결과와 딴판이다. 48개 서울 지역구 중에서 민주당은 37석을 가져갔고 국민의힘은 간신히 두 자릿수인 11석에 그쳤다. 

그렇지만 한국갤럽 정당 지지율 조사에서 민주당 서울 지지율은 26%, 국민의힘은 31%로 나타났다. 총 28석 중에서 국민의힘이 6석밖에 가져가지 못한 충청권(충남·충북·대전·세종) 지지율은 민주당이 27%, 국민의힘이 30%로 오차범위 내에서 여당이 더 높다(그림①). 그래서인지 당의 핵심 연구기관인 여의도연구원 원장을 지냈던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은 “참패는 했지만 4년 전보다 의석은 5석 늘었고 득표율 격차는 5.4%포인트로 줄었다. 뚜벅뚜벅 전략, 또는 가랑비 전략으로 3%만 가져오면 대선에 이긴다”고 총선 직후 발언해 파장을 일으켰는데 정당 지지율을 놓고 보면 아주 틀린 분석도 아니다.

그렇다면 총선 압승,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 이재명 대표 단일대오 체제 등 호재 중 호재 속에서 민주당의 지지율 하락 원인을 어디에서 찾아야 할까. 첫 번째는 ‘이재명 리스크 지속’이다. 갤럽 조사에서 중도층의 민주당 지지율은 고작 28%밖에 되지 않는다. 총선 압승과 윤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에도 중도층이 흡수되지 않는 이유는 이 대표 리스크로 볼 수밖에 없다. 

총선에서 민주당이 다수 의석을 차지했지만 ‘이재명 바람’이 선거를 관통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이 대표가 전면에 부각되면서 당내 공천 정국이었던 지난 3월초만 하더라도 민주당의 총선 전망이 부정적으로 바뀌는 국면이었다. ‘친명횡재, 비명횡사’ 공천 이후 김부겸·이해찬 공동선거위원장 체제로 전환되고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선거 전면에 부각됐다. 이 대표의 존재감은 사라졌지만 오히려 윤석열 심판론이 부각되면서 선거 승리가 가능했다. 이 대표 일극체제로 굳어지는 데 대한 중도층 유권자들의 반감과 앞으로 남아있는 이 대표 재판 리스크 역시 민주당 지지율 외연이 확장되지 않는 근본 이유다. 

빅데이터는 이 대표에 대해 어떤 평가를 내리고 있을까. 빅데이터 심층 분석 도구인 오피니언라이브 캐치애니(CatchAny)로 5월15일부터 6월4일까지 이 대표에 대한 빅데이터 연관어를 도출해 보았다. 이 대표에 대한 빅데이터 연관어는 ‘국회’ ‘민주당’ ‘특검’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국민’ ‘당원’ ‘정치’ ‘의장’ ‘원내대표’ ‘윤석열’ ‘정부’ ‘위원장’ ‘수사’ ‘조국’ ‘처리’ ‘최고위원’ ‘검찰’ ‘야당’ ‘거부권’ ‘해병대’  등으로 나왔다(그림②). 이 대표의 연관어를 보면 특검, 탄핵 등 진영 간 대결 구도를 더욱 공고히 하는 쪽으로 집중되어 있다. 강성 지지층은 더욱 극단화되고 있지만 지지율 외연은 확대되지 않는 결정적인 이유로 풀이된다. 

‘특검 정국 몰아가기’도 민주당에는 부담이다. 중도층은 22대 국회가 이념전쟁으로 점철되기를 원치 않는다. 특히 계속 특검법 및 사정 정국으로 매몰되는 민주당에 대한 ‘비판의 회초리’를 유권자들은 유지하고 있다. 채 상병 특검법이 21대 국회에서 불발되고 난 이후 초강수로 다시 특검법으로 국회를 이끌면서 중도층 외연 확장이 되지 않는 이유가 민주당 지지율이 정체되는 결정적 배경으로 분석된다. 

‘친명 단일대오’에 강성은 ‘열광’,  중도는 ‘이탈’

끝으로 민주당 지지율에 부담을 주는 치명적인 요인은 ‘충돌 유발 인물의 귀환’이다. 대통령 지지율이 채 상병 특검법과 김건희 여사 수사 의혹에 묶여 요지부동 회복되지 않는 것처럼 민주당 지지율 역시 민주당에 소속된 비호감 정치인으로 말미암아 죽을 쑤고 있다. 갤럽 조사에서 30대의 민주당 지지율은 29%, 50대는 고작 30%밖에 되지 않는다. 민주당에 대한 빅데이터 연관어는 ‘국회’ ‘특검’ ‘국민의힘’ ‘당원’ ‘의장’ ‘이재명’ ‘국민’ ‘원내대표’ ‘위원장’ 등으로 나왔다(그림③). 

빅데이터 연관어를 보면 각종 특검법 추진으로 정국 주도, 당원 권한 강화를 통한 친명 결집 성격이 두드러진다. 문재인 정부에서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과 충돌했던 추미애 의원, 여성 비하와 역사 왜곡으로 선거 막판까지 홍역을 치렀던 김준혁 의원, 막말과 대출 논란으로 이번 선거에서 큰 파장을 일으켰던 양문석 의원 등은 중도층, 수도권, 청년층 유권자들이 선뜻 지지 의사를 표명하기 어렵다. 22대 국회 민주당 구성원들은 과연 중도층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을까. 친명 단일대오로 공천했던 그 단일대오의 역풍이 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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