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서 사망한 훈련병 지휘관 신상정보 ‘무분별 확산’
“성별 문제가 본질 아냐” 자성의 목소리도
육군 훈련병 사망 사건을 둘러싼 파장이 커지는 가운데 소속 부대 지휘관에 대한 미확인 신상정보가 온라인상에서 확산하고 있다. 특히 해당 지휘관이 여성이라는 주장이 나오면서 성별 갈등으로 비화할 조짐도 보인다.
28일 온라인 커뮤니티들엔 최근 군기 훈련 중 사망한 훈련병 사건과 관련해 해당 훈련병의 지휘관에 대한 확인되지 않은 신상정보가 담긴 글이 올라와 있다. 해당 지휘관의 이름과 소속, 나이, 학번, 출신 대학 및 학과, 임관 연도, 실물 사진 등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온라인 커뮤니티 댓글 등을 통해 무차별적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특히 일부 네티즌들 사이에선 해당 지휘관이 여성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한 네티즌은 “ㅇㅇ학번 ROTC 여군이고 ㅇㅇ년에 임관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네티즌 또한 “지휘관 여중대장 맞다”면서 “평소에 다른 기수 훈련병도 2시간씩 군장 돌렸다”고 주장했다.
해당 지휘관이 여성이라는 주장이 나오면서 사건의 본질이 성별 갈등으로 비화할 조짐도 보인다. 일부 네티즌들은 “병사보다 체력이 안되는 여군이 무슨 근거로 사병을 지휘하느냐”, “여군이 완전군장은 해봤겠느냐. 얼마나 힘든지 모르는 상태에서 말도 안되는 지시를 내린 것 아닌가”, “남자 장교면 이런 일이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사건의 본질은 지휘관의 성별에 있지 않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왔다. 이들 네티즌들은 “여군이라고 물타기 하면 안된다. 남자 지휘관이었어도 엄격하게 처벌해야 한다”, “성별의 문제가 아니라 간부 교육과정에서 규정을 제대로 못 가르친 군대 조직 자체의 문제”, “이 사건이 여군 무용론으로 흘러가면 안된다” 등의 목소리를 냈다.
한편 훈련병 A씨는 지난 23일 오후 5시20분쯤 강원도 인제의 육군 12사단 신병교육대대에서 군기훈련을 받던 중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25일 끝내 사망했다.
당시 A씨는 이른바 ‘얼차려’로 통용되는 군기훈련을 받던 중 실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현재 군 당국은 당시 A씨가 규정에 어긋나는 군기훈련을 받았다는 정황을 포착하고 사건 관계자들을 조사 중이다. A씨가 현행 군기훈련 규정에 어긋나는 완전군장 구보 등을 이행하다 사망에 이르렀다는 의혹이다.
이에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입소 9일차에 불과한 훈련병들에게 과도한 군기훈련이 적용됐다”면서 “(훈련병이 군기훈련 중 신체 이상증세를 보고해도) 꾀병, 거짓말이라는 인식을 갖고 보기 때문에 얼차려를 가혹행위 수준으로 하는 것이 통제되지 않는 지휘체계가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