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심 재판부, ‘징역 30년’ 원심 판결 유지
“반성문서 ‘재범 안한다’ 다짐…기억 정말 없는지, 반성하는지 의문”
임신 중인 여자친구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은 2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징역 30년형을 선고받았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고등법원 형사2-2부(김종우·박광서·김민기 판사)는 살인, 시체유기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남성 A씨의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피고 및 검찰 측 항소를 전부 기각했다. A씨는 원심서 징역 30년형을 선고받고 20년간의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명령을 받았다.
2심 재판부는 “피고인(A씨)은 수차례 반성문에서 잘못을 인정하고 재범하지 않겠다고 다짐했고, 이 사건 살인 범행 직전부터 시체 유기 범행 직후까지 기억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면서도 “그러나 여러 사정에 비춰보면 피고인이 당시 진정으로 기억이 없었던 것인지 의심스럽고, 자신의 행위로 인해 피해자들과 사회에 끼친 해악에 대해 진정으로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지탄했다.
아울러 “피고인과 검사가 법원에서 주장하는 여러 사정과 양형 조건을 감안하더라도 원심의 선고형이 피고인의 행위 책임 정도에 비해 너무 무겁거나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A씨는 작년 4월10일 오후 10시40분쯤 경기 화성시의 한 주점에서 연인인 B씨와 다툰 뒤 주차장 내 차량에서 목졸라 살해했다. 범행 이후엔 B씨의 시신을 인근 야산에 유기하기도 했다. 피살 당시 B씨는 A씨의 아기를 임신한 상태였다.
이에 1심 재판부는 A씨에게 징역 30년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연인 관계인 피해자가 자신의 아이를 임신한 사실을 잘 알면서도 살해했고, 살해 후 피해자의 휴대전화와 신용카드를 사용하기도 해 범행 후 정황이 좋지 않다”면서 “피해자가 겪었을 신체·정신적 고통이 극심했을 것으로 보이며 피해자의 유족들도 평생 치유하기 어려운 충격과 상처를 입은 점 등을 고려했다”고 판시했다.
이에 A씨와 검찰 측 모두 양형부당을 이유로 각각 불복 항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