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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희진, 140분 기자회견서 눈물 호소…“경영권 찬탈 의혹 사실 아냐”
하이브, 어도어 경영진 고발 예고…민희진 ‘주술 경영’ 의혹도 제기

국내 1위 엔터테인먼트사 하이브와 산하 레이블 어도어와의 경영권 분쟁이 진흙탕 싸움으로 치닫고 있다. 하이브는 민희진 어도어 대표의 경영권 탈취 의혹을 꺼내들며 법적 대응을 예고한 반면, 어도어 측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제기된 의혹에 대해 반박했다.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입장 발표 기자회견에 참석해 있다. ⓒ 연합뉴스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입장 발표 기자회견에 참석해 있다. ⓒ 연합뉴스

하이브, 민희진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

25일 하이브는 민희진 대표를 포함한 어도어 경영진의 경영권 탈취 시도에 대한 구체적 물증을 확보했다며, 이들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하이브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민 대표는 어도어 경영진들에게 하이브가 보유한 어도어 지분을 매각하도록 하이브를 압박할 방법을 마련하라고 지시했으며, 카카오톡 대화 등을 통해 구체적인 실행 방법을 공유했다.

하이브에 따르면, 민 대표와 경영진과의 대화록에는 ‘글로벌 자금을 당겨 와서 하이브랑 딜 하자’, ‘하이브가 하는 모든 것에 대해 크리티컬 하게 어필하라’, ‘하이브를 괴롭힐 방법을 생각하라’ 등의 문구가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아티스트와의 전속 계약을 중도 해지하는 방법, 어도어 대표이사와 하이브 간 계약을 무효화하는 방법 등이 구체적으로 논의됐다고 하이브는 판단했다.

이에 하이브는 민 대표의 사임을 요구하며 오는 30일 어도어 이사회 소집을 요구한 상태다. 만약 어도어가 거부할 경우 법원에 임시주주총회 개최 허가를 요구하는 가처분 신청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하이브는 민 대표의 ‘주술 경영’ 의혹까지 제기했다. 민 대표가 지인인 무속인과 나눈 대화를 포렌식한 결과, 신규 레이블 설립 및 스톡옵션 행사 등의 일상적인 경영 활동에 대해 검토를 받았다는 게 하이브 측 주장이다.

하이브가 자회사 어도어 경영진의 경영권 탈취 정황을 포착하고 민희진 대표를 포함한 관련자를 고발한다고 25일 밝혔다. ⓒ 연합뉴스
하이브가 자회사 어도어 경영진의 경영권 탈취 정황을 포착하고 민희진 대표를 포함한 관련자를 고발한다고 25일 밝혔다. ⓒ 연합뉴스

민희진 “하이브가 오히려 배임…찍어 누르기 위한 프레임”

이에 대해 민 대표는 “경영권 찬탈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민 대표는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경영권 찬탈 계획도, 의도도, 실행한 적도 없다”며 “실적을 잘 내는 계열사 사장인 나를 찍어내려는 하이브가 오히려 배임이다. 희대의 촌극 같다”고 성토했다.

하이브 측에서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공개한 것을 두고서는 “사담을 진지한 것으로 포장해 저를 매도한 의도가 궁금하다”며 “빨아먹을 만큼 빨아먹고 찍어 누르기 위한 프레임을 덮어씌운 것”이라고 주장했다.

‘주술 경영’ 의혹과 관련해선 “원래 지인인데 그냥 무속인이었던 사람이다. 무속인과는 지인을 하면 안 되나, 무속인이 불가촉천민인가”라며 “하이브 사람들이 더 점을 보러 다닌다. 그들이 굿을 하고 다니니까 몰아가는 것”이라고 전면 부인했다.

민 대표 측은 하이브 산하 또 다른 레이블인 빌리프랩 소속의 신인 걸그룹이 자사 아티스트를 표절한 의혹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자, 하이브로부터 부당한 해임 통보를 받았다는 입장이다.

특히 민 대표는 이날 2시간20분 동안의 기자회견 동안 격앙된 모습을 보이며 욕설도 서슴지 않았다. 때때로 감정에 북받쳐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민 대표는 하이브 고위 인사들을 향해 “시XXX” “지X” “개저씨” 등 비속어를 거침없이 사용했으며, 방시혁 하이브 의장을 콕 집어서는 “프로듀싱에서 손을 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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