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 측 “피해자가 차선 준수했다면 사고 안났을 수도”
檢 “이미 차량 제어 못하던 상태” 반박
만취 운전 중 50대 오토바이 배달기사를 추돌해 사망케 한 유명 DJ 측이 법정에서 “피해자가 도로교통법을 지켰다면 사고가 나지 않았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25단독(김지영 판사)은 구속기소된 여성 안아무개씨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험운전치사) 위반 등 혐의 첫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안씨 측 변호인은 “공소사실을 대체로 인정한다”면서도 “1차 사고 현장에서 차에서 내려 (1차 사고) 피해자와 대화했다. 이후 술에 취해 경황이 없는 채로 출발한 것이지 도주한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후) 음주운전을 하다 (다시) 사고를 낸 것은 잘못이지만, (2차) 사고 현장은 편도 2차선 도로여서 도로교통법상 오토바이는 1차선으로 다니지 못하게 돼 있는데 당시 (2차 사고) 피해자는 1차선에 있었다”면서 “만약 피해자가 도로교통법을 준수해 2차선으로 갔다면 이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을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즉시 반박했다. 안씨가 만취운전 중이었던 만큼, 안씨 본인부터 차선을 정확히 지켜 운전하던 상태가 아닌 것으로 보인다는 주장이다. 검찰은 “블랙박스 영상 등을 보면 피고인(안씨)은 당시 이미 차량을 잘 제어하지 못하는 상태였다”면서 “차선을 따라 제대로 운행하는 사람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이에 재판부는 오는 5월10일 한 번 더 기일을 진행하고 공판절차를 마치기로 결정했다.
한편 유명 DJ인 안씨는 지난 2월3일 오전 4시30분쯤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서 면허취소 수준의 만취 상태(혈중알코올농도 0.221%)로 고급 외제차를 몰던 중 50대 오토바이 배달기사인 남성 A씨를 추돌해 사망케 한 혐의를 받는다. 사고 직후 안씨가 반려견을 품에 안은 채 제대로 된 구호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공분을 샀던 사건이다.
검찰은 안씨가 A씨를 추돌할 당시 앞선 별개 사고를 낸 후 도주 중이었던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안씨는 A씨 추돌 사고를 내기 약 10분 전 중앙선을 넘어 마주오던 차량을 들이받아 운전자 B씨에게 전치 2주에 해당하는 상해를 입힌 혐의도 함께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