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갑 채현일 46.8%·김영주 37.8%
‘유성을 터줏대감’ 이상민도 오차 밖에서 밀려
민주 지자체장 출신 조광한·김윤식도 ‘열세’
22대 총선 공천 전후로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하고 ‘적진’ 국민의힘으로 옮겨 지역구에 출마한 의원들이 대부분 민주당 후보에 밀리고 있는 분위기다. 민주당 시절 오래 터를 닦아온 지역구에 똑같이 출마했음에도, 그 세를 고스란히 유지하지 못하고 있다. 당적을 옮기는 과정에서 생긴 일부 이미지 타격에, 인물보다 정당을 더 우선에 두는 경향이 더해진 것으로 해석된다.
데일리안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여론조사공정에 의뢰해 지난달 29~30일 영등포갑 유권자 501명을 대상으로 후보 지지율을 조사한 결과, 채현일 민주당 후보가 46.8%, 김영주 국민의힘 후보가 37.8%로 나타났다. 두 후보 사이의 격차는 9.0%포인트(p)로 오차범위 밖이었다. 허은아 개혁신당 후보는 8.6%로 뒤를 이었다.
김영주 후보는 민주당 공천 과정에서 현역의원 평가 하위 10%로 분류되자 탈당해 지난달 4일 정식으로 빨간 점퍼를 입었다. 앞서 그는 이 지역에서만 내리 세 번 승리(총 4선)한 데 이어 문재인 정부 초대 고용노동부 장관과 21대 후반기 여성 국회부의장을 역임했지만 영등포구청장 출신 채현일 후보를 도통 앞서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말 일찍이 민주당에서 탈당해 국민의힘으로 입당한 이상민 후보도 자신의 텃밭에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TJB대전방송·충청투데이가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지난달 23~24일 대전 유성을 유권자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이 후보는 34.5%로 황정아 민주당 후보(55.6%)에 크게 밀렸다.
이 후보는 2004년 17대 총선부터 이곳 유성을에서만 5선을 한 지역의 터줏대감이다. 이 후보에 맞서 민주당은 지역 특성에 맞춰 보란 듯 영입인재 6호인 ‘우주 과학 전문가’ 황정아 후보를 내세웠다. 유성을은 상대적으로 젊은 층이 많고 또 30여 개의 정부 출연 연구기관 소속 노동조합도 있어 전통적으로 민주당 강세 지역이다. 이러한 영향으로 당적을 옮긴 이 후보가 앞선 선거들과 달리 고전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두 중진 외에도 민주당 소속 3선 시흥시장 출신 김윤식 후보와 ‘이재명 저격수’였던 남양주 시장 출신 조광한 후보도 국민의힘으로 옮겨가 각각 경기 시흥을과 남양주병에 공천을 받았다. 두 후보 모두 각 지역에서 민주당 후보에 크게 뒤지고 있다.
OBS경인TV가 케이스탯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23~24일 경기 시흥을 유권자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친이재명계’인 조정식 민주당 후보가 51.3%로 나타났으며 반면 김윤식 후보는 29.6%에 그쳤다. 새로운미래 김상욱 후보는 2.1%로 집계됐다.
조광한 후보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같은 곳에서 지난달 25일~26일 경기 남양주병 유권자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조 후보는 33.5%로 역시나 친명 김용민 민주당 후보(48.6%)에 오차 범위 밖에서 열세했다. 개혁신당 정재준 후보 2.6%로 나타났다.
영등포갑 조사는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활용한 무선 ARS 89%·RDD 유선 ARS 11% 방식으로 이뤄졌으며 응답률은 4.0%다. 유성을 조사는 무선 가상번호 방식으로 응답률 8.4%다. 시흥을과 남양주병 조사 역시 무선 가상번호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각각 12.3%와 14.9%다. 모두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4.4%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