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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음주로 발생하는 심장병…안전한 음주량은 없다

연말연시가 다가오면서 많은 만남과 약속이 생기고 필연적으로 술자리도 생기게 된다. 미뤄뒀던 술을 마실 기회가 생겨 애주가들에게는 반가운 상황일 수 있겠지만 주의해야 할 건강 위험도 있다. 바로 ‘휴일 심장 증후군(HHS)’이라는 병이다. 휴일 심장 증후군은 알려진 심장 질환이 없는 상태에서, 과도한 알코올 섭취 후 부정맥을 포함한 심장 이상이 발생하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가장 흔한 부정맥은 심방세동이지만, 다른 부정맥도 나타날 수 있다. 이는 일시적인 상태로, 알코올이 미치는 영향이 사라지면 24시간 이내에 종종 해결되곤 한다. 그러나 이러한 증상은 건강 조건이 취약한 사람에게 자칫 더 심각한 심장 관련 의식 소실이나 돌연사와 연관되는 경우도 있다.
ⓒ시사저널 임준선
ⓒ시사저널 임준선

알코올은 심장 근육에 독성으로 작용

아직 휴일 심장 증후군의 병리적인 메커니즘은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과도한 알코올 섭취가 부정맥을 유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직접적으로 심장 근육에 미치는 영향이 있을 수 있다. 알코올은 심장 근육 세포에 직접적인 독성 효과가 있는데, 이에 따라 심장 근육 세포 손상이 발생해 심근 기능 저하 및 부정맥이 발생할 수 있다.  두 번째로 전해질 불균형이다. 과음은 칼륨과 마그네슘 같은 필수 전해질 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 전해질은 심장의 정상적인 전기 활동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데, 이러한 전해질의 불균형은 부정맥을 유발할 수 있다. 세 번째로 자율신경 불균형이다. 알코올 섭취는 긴장할 때 주로 활성화되는 교감신경과 휴식 시에 활성화되는 부교감신경 시스템 사이의 균형을 방해할 수 있다. 이러한 균형 장애는 심박수를 증가시키고 부정맥을 유발할 수 있다. 네 번째로 폭음이 심박수와 혈압을 높이는 스트레스 호르몬인 카테콜아민을 증가시킬 수 있으며, 이는 부정맥을 유발할 수 있다. 휴일 심장 증후군의 가장 흔한 증상은 심계항진, 즉 가슴이 빠르게 뛰는 것을 자각하는 것이다. 환자는 스스로 심장 박동을 불규칙하게 느낄 수 있고, 때로는 가슴통증·어지럼·숨가쁨·피로감 등을 경험할 수 있다. 이러한 증상들은 대개 과음 후 몇 시간 이내에 나타나고, 대부분의 경우 24시간 안에 자연스럽게 없어진다. 다만, 급성 알코올중독 징후가 있는지 여부나 의식 상태 등에 따라 다른 경과를 보일 수 있기 때문에 그 중증도에 따라 천차만별의 예후를 보이기도 한다. 휴일 심장 증후군의 예후는 기저 심장 질환 여부에 따라 매우 달라진다. 또한 앞서 언급했다시피 자연적으로 호전되는 경우가 많지만, 20~30%는 12개월 이내에 부정맥이 재발하는 경과를 보이는 경우가 있어 주의해야 한다. 휴일 심장 증후군의 가장 중요한 합병증은 물론 생명을 위협할 정도의 심한 부정맥과 만성적이고 지속적인 심방세동이다. 또한 심부전과 같이 심장 기능을 떨어트리는 심장 문제를 유발하기도 한다. 종종 심방세동과 연관된 피떡을 만드는 혈전 색전증을 유발해 뇌졸중이나 전신의 혈전 색전증을 유발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이는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 휴일 심장 증후군이 모든 이에게 나타나는 것은 아니지만, 이전에 비슷한 양상의 질병을 겪은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명심할 점이 있다. 증상을 유발하지 않는 ‘안전한 음주량’은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심장과 관련된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이라면, 휴일과 연말연시에 과음·폭음을 자제하는 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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