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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뒷얘기 담은 《부동산과 정치》

“문재인 정부가 마주한 부동산 시장 여건이 매우 어려웠던 것은 분명하다. 전 세계적인 유동성 확대에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 기간 줄어들었던 공급이 문제가 된 시점이었다. 더구나 코로나19로 재정까지 풀었기에, 경제위기를 우려하는 상황에서도 거꾸로 자산시장이 폭등하는 이례적인 일이 벌어졌다. 주식, 부동산, 코인, 명품 등 돈이 될 만한 거라면 어디든 투기적 수요가 몰려들었다. 저금리에다 과다한 유동성은 주택 수요를 폭증시킨 반면, 공급 시차로 인해 주택 공급은 적기에 따라주지 못했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책임자 혹은 설계자로 거론되는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좌절 이유를 되돌아보면서 한국 사회의 부동산 문제를 성찰하고 그 대안을 밝히겠다며 《부동산과 정치》를 펴냈다. 세종대학교 공공정책대학원 교수로 재직 중인 그는 문재인 정부 기간 내내 온 나라가 부동산 문제로 열을 올리면서 정권이 교체된 원인 중 하나로 부동산 문제를 꼽는 사람이 많았다고 설명한다. 시민단체, 언론, 전문가, 국민의힘, 민주당 등에서 집값 폭등의 가장 큰 책임자 중 한 명으로 김 교수를 지목하는데, 그 또한 자신의 책임이 크다고 인정하면서, 이 책의 글을 시작한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가 왜 집값을 잡지 못했는지, 집값을 잡기 위해 무엇을 해야 했는지, 집값이 무엇 때문에 상승했는지 등을 하나씩 복기한다.
“집값 폭등의 핵심 원인은 넘치는 돈이었는데, 시차 때문에 당장 효과를 거두기 어려운 공급 대책, 집 부자를 공격하는 세금 강화 문제로 이념적 논란을 벌이며 에너지를 허비했다. 주택의 금융화라는 전 세계적인 현상을 생각하면 금융 부문에서 더욱 근본적이고 신속한 대응책이 필요했지만, 정부와 한국은행은 경기 방어와 넓은 의미의 금융 안정을 위해 둔감하고 느린 결정을 했다.” 서민을 위한다는 이유였지만 결과적으로 서민들이 가장 큰 피해를 봤다고 회고하는 김 교수는 그런 상황에서 우리나라 가계부채가 세계 어느 나라보다 빠르게 늘어난 것을 안타까워한다. 코로나19라는 특수 상황도 당연히 영향을 끼쳤지만, 집값 상승의 영향이 매우 컸던 것이다. “정권이 바뀌었다고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더 이상 짚어볼 필요가 없다고 하지는 않을 것이다. 지금의 정부 행태로 보면, 또 머지않아 집값이 회복되고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기 시작하면 똑같은, 혹은 더 나쁜 형태로 문제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 부동산 정책의 낭만주의, 선동주의와 절연하고 시장과 정부 역할에 대한 한국적 원칙을 정립해야 한다.” 자신과 문재인 정부 또한 부동산 문제의 정치화와 포퓰리즘에서 자유롭지 못했다고 고백하는 김 교수는 무엇보다 부동산 포퓰리즘에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정부가 포퓰리즘이 요구하는 정책에 떠밀리게 되면 정책 신뢰는 떨어지고, 국민은 더 불안해지기 마련이며, 정책 효과도 당연히 떨어진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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