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저널 선정 ‘2023 차세대리더’ 100인]
세계 표준 치료법을 만들어가는 한국인 의사
심장 관상동맥 질환(협심증·심근경색증)의 국제 표준 치료법은 스텐트 시술이다. 스텐트 시술이란 협심증 등으로 좁아진 혈관에 금속 그물망 기구(스텐트)를 삽입해 혈관을 넓히는 치료법이다. 과거에는 가슴을 열고 수술하는 개복수술로 치료했다. 환자에게 큰 부담이었다. 그런데 스텐트 시술은 개복 없이 허벅지의 혈관으로 스텐트를 삽입해 심장 관상동맥에 설치하므로 환자 부담을 크게 덜었다.
그러나 처음에는 이 치료법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심장 관상동맥에 스텐트를 삽입하는 치료는 위험성과 부작용 우려가 오랫동안 이어졌다. 이 우려를 과학적으로 해소한 사람이 박덕우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다. 2008년 개복수술과 스텐트 시술의 장기 생존율에 차이가 거의 없다는 사실을 연구로 규명했다. 이후 스텐트 시술은 관상동맥 질환의 국제 표준 치료법이 됐다. 현재 많은 외국 의사가 그의 시술을 배우려고 한다. 올해 초에도 미국 하버드의대 초청을 받아 매사추세츠종합병원 의료인 100여 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강연을 했다.
관상동맥 스텐트 시술을 받은 사람은 재발 방지를 위해 1년 후 심장 기능검사를 받는다. 그런데 앞으로는 모든 환자가 심장 기능검사를 받지 않아도 된다. 스텐트 시술 후 가슴통증·호흡곤란 등 재발이 의심되는 증상이 동반됐을 경우 검사를 받으면 된다. 박 교수는 지난해 정기 기능검사가 주요 심장 질환 발생률과 사망률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이 연구 논문은 세계 의사들의 임상 치료 교과서로 불리는 의학저널(NEJM)에 게재됐다. 그만큼 그의 연구는 수준이 높아 각종 상도 휩쓸었다. 유한의학상(2009), 분쉬의학상 젊은 의학자상(2010), 미국심장학회 젊은 과학자상(2012)에 이어 올해도 화이자의학상 임상의학상을 받았다. 관상동맥 질환 치료 분야의 국제적인 차세대 리더라 할 만하다.
--------------------------------------------------------------------
‘2023 차세대 리더’ 100인 ‘대한민국의 미래’를 미리 엿보다
새 시대의 ‘대한민국 권력 지도’에 새겨질 새 희망이자 요구
시사저널-한국갤럽 전문가·일반 국민 1000명 설문조사, 해당 분야 전문가들 추천
‘차세대 리더’를 선정하는 일은 왜 중요할까. 대한민국의 미래를 ‘미리’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대한민국의 각 분야에서 샛별처럼 떠오른 이들은 그 자체로 상징적이다. 차세대 리더에 주목하면 대한민국이 어디로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 대중이 지금 무엇을 원하고 중요하게 여기는지를 파악할 수 있다. 동시에 우리가 무엇을 놓치고 흘려보내고 있는지도 알 수 있다. 우리의 미래를 가늠해볼 수 있는 것이다. 시사저널이 2008년부터 16년째 ‘차세대 리더’ 조사를 이어가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미리 살펴보기 위함이다.
‘2023 차세대 리더 100’ 선정 과정은 지난해와 같다. 정치, 경제(기업·IT·스타트업), 사회(법조·환경·NGO·종교·의학·과학·크리에이터), 문화(예술·영화·방송연예·스포츠·레저) 각 분야에서 내일의 대한민국에 큰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기대되는 인물 100명을 추렸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에 의뢰해 전문가 500명, 일반 국민 500명 등 총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고, 이를 기초자료로 시사저널 기자들이 각 분야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아 후보군을 압축했다. 최종적으로 시사저널 편집국에서 올 한 해 미디어에 나온 여러 자료를 검토하고 검증하는 과정을 거쳤다. 분야별 인물 순서는 무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