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베트 사람은 오랜 세월 고지대에 적응하며 살아왔다. 그런 적응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텐데, 그 이유를 유전자에서 찾아 박사 학위를 받은 사람이 정충원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다. 인류 진화에는 돌연변이, 재조합, 유전자 흐름, 자연선택 등 다양한 원인이 영향을 미쳤다. 그런 원인을 눈으로 관찰할 수는 없지만 유전체학이 발달한 현재, 유전자 변이 상태를 살펴볼 수 있다. 가령 과거 인류의 뼈에서 추출한 유전체를 현재 인간의 것과 비교하고 분석해 과거 1만 년 동안 인류의 이동과 집단 간 혼합을 추론할 수 있다.
이처럼 집단의 유전적 특성과 그것에 영향을 미친 요인을 연구하는 학문이 집단유전학이다. 이는 진화론의 핵심 분야다. 정 교수는 유전체 염기서열 자료를 통해 인류의 진화사를 재구성하는 일을 한다. 이런 연구는 인종의 특성을 파악하는 실마리가 될 수 있다. 인종의 특성을 알면 의학 분야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가령 어떤 질병은 왜 특정 인종에서 잘 발생하는지를 알 수 있다. 또 특정 인종에 특화된 치료제도 개발할 수 있다. 따라서 정 교수의 연구는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그 쓰임새가 무궁무진하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올해 40세 이하 의과학자에게 수여하는 아산의학상 젊은 의학자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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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차세대 리더’ 100인 ‘대한민국의 미래’를 미리 엿보다
새 시대의 ‘대한민국 권력 지도’에 새겨질 새 희망이자 요구
시사저널-한국갤럽 전문가·일반 국민 1000명 설문조사, 해당 분야 전문가들 추천
‘차세대 리더’를 선정하는 일은 왜 중요할까. 대한민국의 미래를 ‘미리’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대한민국의 각 분야에서 샛별처럼 떠오른 이들은 그 자체로 상징적이다. 차세대 리더에 주목하면 대한민국이 어디로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 대중이 지금 무엇을 원하고 중요하게 여기는지를 파악할 수 있다. 동시에 우리가 무엇을 놓치고 흘려보내고 있는지도 알 수 있다. 우리의 미래를 가늠해볼 수 있는 것이다. 시사저널이 2008년부터 16년째 ‘차세대 리더’ 조사를 이어가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미리 살펴보기 위함이다.
‘2023 차세대 리더 100’ 선정 과정은 지난해와 같다. 정치, 경제(기업·IT·스타트업), 사회(법조·환경·NGO·종교·의학·과학·크리에이터), 문화(예술·영화·방송연예·스포츠·레저) 각 분야에서 내일의 대한민국에 큰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기대되는 인물 100명을 추렸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에 의뢰해 전문가 500명, 일반 국민 500명 등 총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고, 이를 기초자료로 시사저널 기자들이 각 분야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아 후보군을 압축했다. 최종적으로 시사저널 편집국에서 올 한 해 미디어에 나온 여러 자료를 검토하고 검증하는 과정을 거쳤다. 분야별 인물 순서는 무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