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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히 무례”…감사원 서면조사 시도 전해듣고 불쾌감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수사 관련해선 “도 넘지 마라”

문재인 전 대통령 옆모습 ⓒ연합뉴스
문재인 전 대통령 옆모습 ⓒ연합뉴스
“대단히 무례한 짓이다.” (10월3일, 감사원 서면조사 시도에) “부디 도를 넘지 마라.” (12월1일, 검찰 수사를 비판하며) 퇴임 후 정치와 거리를 두던 문재인 전 대통령이 연일 불쾌한 감정을 쏟아내고 있다.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과 관련해 문재인 정부 인사들이 연이어 수사 선상에 오르면서다. 문재인 정부 대북 안보라인 최고 책임자였던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까지 구속기로에 놓이자, 문 전 대통령이 “도를 넘지 말라”는 경고성 메시지를 내놨다. 문 전 대통령은 퇴임 후 언론과의 접촉을 삼가고 있다. 대신 SNS를 통해 지지자들과 소통하는 모습이다. 다만 정치 논평은 삼가왔다. 정계에서 은퇴한 ‘자연인’으로서 여생을 보내겠다는 문 전 대통령의 의지였다. 그러나 최근 태도가 다소 바뀐 모습이다.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을 겨냥한 감사와 수사가 속도를 내자, 측근들을 통해 직접적인 입장을 밝히기 시작했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0월3일 국회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지난달 30일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감사원 서면조사 관련 보고를 드렸다”며, 보고를 받은 문 전 대통령은 직접 “대단히 무례한 짓”이라고 발언했다고 전했다. 윤 의원은 문재인 정권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출신으로, 문 전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린다. 이날 기자회견에 따르면, 감사원이 문 전 대통령 측에 서면조사를 첫 시도한 것은 지난 9월28일이다. 감사원이 경남 양산 평산마을에 있는 문 전 대통령의 비서실로 전화를 걸어 서면조사를 요청했다. 그러나 비서실은 질문서 수령을 거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후 감사원은 다시 비서실로 이메일을 발송했으나, 비서실은 9월30일 “이 메일에 대해서는 반송의 의미를 담아 다시 돌려드린다”는 내용을 적어 반송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의원은 “당초 감사원이 권한이 아닌 것을 하자고 하는 것이라 당연히 거절하는 게 맞고, 만날 필요도 없고 메일에 회신하는 것도 적절치 않아 (반송)한 것”이라며 “반송은 수령 거부의 뜻”이라고 말했다. 문 전 대통령은 현재 민간인 신분이라 감사원의 감사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이후 두 달 뒤, 윤 의원이 다시금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감사에 이어 검찰 수사까지 속도를 내자 문 전 대통령이 윤 의원을 통해 입장을 밝힌 것이다. 문 전 대통령은 10월 입장문보다 더 직접적으로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다. 윤 의원은 1일 국회 기자회견장에서 문 전 대통령의 입장문을 읽었다. 입장문에 따르면, 문 전 대통령은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수사를 두고 “서해 사건은 당시 대통령이 국방부, 해경, 국정원 등의 보고를 최종 승인한 것”이라며 “안보 체계를 무력화하는 분별 없는 처사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비판했다. 문 전 대통령은 또 윤석열 정부를 겨냥해 “안보 사안을 정쟁의 대상으로 삼고, 오랜 세월 국가 안보에 헌신해 온 공직자들의 자부심을 짓밟고 있다”며 “부디 도를 넘지 않기를 바란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정권이 바뀌자 대통령에게 보고되고 언론에 공포된 부처의 판단이 번복됐다”면서 “판단의 근거가 된 정보와 정황은 달라진 게 전혀 없는데 결론만 정반대가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러려면 피해자가 북한해역으로 가게된 다른 가능성이 설득력 있게 제시되어야 하는데 다른 가능성은 제시하지 못하면서 그저 당시의 발표가 조작되었다는 비난만 할 뿐”이라고 말했다. 윤 의원은 기자회견 후 문 전 대통령이 입장을 낸 이유를 묻는 취재진 질의에 “국정감사와 지난한 과정을 통해 윤석열 검찰의 무리한 정치보복 수사에 대해 많은 사실이 드러났음에도 계속 전임 정부에 대한 정치 보복성 수사를 자행한 데 대한 생각이라고 보여진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검찰이 문 전 대통령을 소환했느냐’는 질문에는 “소환 거리도 아니고, 순전히 정치보복을 위한 검찰 수사”라며 “물리적으로 연락 온 것도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문 전 대통령의 입장은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으로 검찰 수사를 받은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의 구속영장을 법원이 심사하기 하루 앞두고 나왔다. 사건 당시 문재인 정부 대북 안보라인 최고 책임자인 서 전 실장이 구속되면 검찰 수사가 문 전 대통령에게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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