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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언론이 전망하는 벤투호의 월드컵 성적 ‘극과 극’
공통적으로 “손흥민 활약 여부가 변수”…최근 부상당해 ‘촉각 곤두’

벤투호가 카타르월드컵을 향한 마지막 항해를 시작했다. 국내파를 중심으로 소집된 28명의 대표팀은 11월11일 경기도 화성에서 아이슬란드와 최종 평가전을 갖는다. 벤투 감독은 아이슬란드전을 치른 후 12일 손흥민·김민재·황희찬·이재성 등 유럽파를 더한 26명의 최종 명단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소집 명단에서 10명 안팎의 선수는 교체된다는 의미다.

아이슬란드전에 대해서는 비판도 많다. 월드컵 조추첨이 끝난 후 한국은 6월과 9월 A매치를 모두 국내에서 진행했다. 거기에 월드컵 출정식이라는 명분으로 11월 치르는 A매치 역시 국내에서 치르기로 한 것이다. 아이슬란드가 FIFA 랭킹 62위인 데다, 경기가 열리는 시점에는 FIFA가 의무 차출을 인정하지 않아 전력도 최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벤투호는 지난 1월 터키 전지훈련 중 비슷한 스쿼드 조건의 아이슬란드를 상대로 5대1 대승을 거둔 바 있다.

9월27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 대 카메룬 축구대표팀 평가전에서 손흥민이 프리킥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英 일간지 “한국·우루과이가 16강 진출하고 포르투갈 탈락할 것”

우리의 안방에서 H조에서 만나는 팀과 스타일도 다른, 그것도 베스트 멤버를 데려올 수 없는 약체를 상대로 자신감을 키우는 것이 카타르월드컵 성공으로 직결될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많다. 실제 H조 상대국들의 선택은 한국과 정반대다. 가나는 카타르 도하와 환경이 유사한 아랍에미리트의 두바이에서 11월17일 스위스를 상대로 평가전을 치른다. 포르투갈은 홈이긴 하지만 가나와 전력·스타일이 유사한 나이지리아와 격돌한다.

일본의 경우 11월1일 일찌감치 월드컵 최종 엔트리를 발표했고, 두바이에 훈련 베이스캠프를 차린다. 이번 대회 다크호스로 꼽히는 캐나다와 두바이에서 평가전을 치르고 카타르로 입성할 계획이다. 대한축구협회도 카타르에 들어가 유럽파들이 모두 합류하면 비공개 평가전을 추진할 것이라는 얘기는 있지만, 아이슬란드전은 출정식을 빌미로 상업적 성격에 너무 치중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많다.

선수단 구성을 결정하고, 월드컵 본선에 맞춘 전술을 가다듬어야 하는 벤투 감독으로서는 여러 제한된 조건에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는 시기다. 일단 아이슬란드전에서 몇 가지 테스트는 필수적이다. K리그1 득점왕을 차지한 조규성의 활용법이 제일 큰 숙제다. 최근 유럽파 황의조의 경기 감각이 좋지 못한 상황이다. 부진이 장기화돼 임대 중인 올림피아코스와의 계약을 조기 해지하고 원소속팀 노팅엄 포레스트로 간다는 얘기까지 나올 정도다. 월드컵 최종예선 과정에서 최고의 발견이라는 평가를 받은 조규성이 본선에서도 최전방의 1옵션을 봐야 할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

다음은 수비다. 월드컵 본선에서 벤투호는 아시아 예선과는 다른 방향의 경기 운영이 불가피하다. 주도권을 잡고 공격 중심의 능동적 전개를 하기란 어렵다. 벤투 감독도 지난 6월 브라질과의 경기를 통해 그 부분을 인정했다. 유럽파가 주축인 공격·미드필드와 달리 김민재를 제외하면 나머지 수비라인이 모두 소집되는 만큼 이번 아이슬란드전 준비 과정에서는 수비 훈련에 초점을 맞춰야 할 필요가 있다. 센터백·레프트백과 달리 주전이 아직 결정되지 않은 라이트백에서 벌어지는 김태환·김문환·윤종규의 경쟁 체제도 주목할 지점이다.

외부에서 바라보는 벤투호의 성공 여부도 크게 엇갈린다. 그만큼 한국은 장점과 단점이 뚜렷하다는 뜻이다. 영국의 일간지 ‘인디펜던트’는 카타르월드컵에서 한국이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둘 것이라고 전망했다. "10회 연속 월드컵에 나서는 태극전사들은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4위라는 최고 성적을 낸 바 있다. 러시아월드컵을 조 3위로 마친 후 벤투 감독을 선임해 4년간 준비해 왔다”고 소개한 인디펜던트는 손흥민과 김민재의 활약도를 주목했다. 해외에서도 현재 대표팀의 확실한 기둥으로 두 선수를 인지한다는 증거다.

“손흥민이라는 슈퍼스타가 불꽃을 튀게 할 것이다. 한국을 16강으로 이끌며 역사에 이름을 남길 기회를 얻을 것”이라고 먼저 대표팀 주장 역할을 강조했다. 이어서는 “김민재는 나폴리가 쿨리발리를 잊게 만든 선수다. 월드컵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면 현재 나오는 프리미어리그 이적설이 더 화제가 될 것”이라고 유럽 전체의 관심을 받는 특급 수비수를 소개했다.

인디펜던트는 한국의 카타르월드컵 최종 성적을 8강으로 예측했다. “첫 경기가 한국에 승부처다. 우루과이전에서 패배하지 않으면 조 1위도 노려볼 수 있다. 손흥민이 인상적인 활약을 펼칠 것이다. 8강전에선 스페인에 패할 것”이라고 봤다. 한국과 우루과이가 조별예선을 통과하고 최근 폼이 떨어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동기부여 상실로 혼란스러운 포르투갈이 탈락한다는 전망이었다.

9월23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한국과 코스타리카 축구대표팀 평가전에서 김민재가 공을 다투고 있다.ⓒ연합뉴스

해외 베팅 업체들 “한국과 가나가 H조 최하위”

정반대 평가도 있다. 미국의 스포츠 전문지 ‘디애슬레틱’은 한국을 가장 기대되지 않는 팀의 그룹에 뒀다. 이번 대회에 참가하는 팀들을 네 등급으로 분류한 디애슬레틱은 한국을 성공이 기대되지 않는 팀으로 분류한 것이다. 폴란드·일본·이란·사우디아라바아·카타르·에콰도르·가나·튀니지 등이 한국과 함께 4등급으로 분류된 팀이었다. H조 기준으로는 한국과 가나의 예선 탈락을 전망했다.

물론 변수는 있다고 했다. “손흥민이 한국의 조기 귀국과 16강 이상의 성적을 결정할 것”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미국 CBS는 카타르월드컵 참가국의 전력을 분석한 파워랭킹에서 한국을 19위로 봤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의 평가는 26위였다. 베팅 업체들도 분위기는 비슷하다. 한국은 베팅 업체들이 설정한 배당률에서도 가나와 함께 H조 최하위다. 포르투갈, 우루과이와는 2배 이상 차이가 났다. 전반적으로는 16강 이상 성적보다는 조별리그 탈락을 더 우세하게 보는 편이다.

월드컵 첫 경기까지 3주가량 남은 상황에서 변수도 있다. 일단 가나의 귀화 프로젝트가 마지막까지 이어지는 중이다. 가나축구협회는 본선 진출 확정 후 가나 혈통의 이중국적자 이냐키 윌리암스(아틀레틱 빌바오), 티라크 램프티(브라이튼), 모하메드 살리수(사우샘프턴)를 귀화시키는 데 성공했다. 바이어 레버쿠젠의 미드필더인 캘럼 허드슨-오도이, 수비수인 제레미 프림퐁의 귀화를 마지막까지 노크하는 모습이다. 지난 9월 귀화 선수들이 새롭게 가세했지만 조직력에 녹아들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조직력이 정비된다면 가나는 월드컵 예선 때와는 완전히 다른 팀이 돼 H조의 복병으로 부상할 수 있다.

벤투호 주요 선수들의 부상도 신경 써야 한다. 한국시간으로 11월2일 새벽 열린 챔피언스리그 마르세유 원정에 나선 손흥민이 상대 수비수 샹셀 음베바의 어깨에 안면을 강타당해 전반 29분 만에 의료진의 부축을 받고 교체됐다. 부상 직후 손흥민은 안와 골절, 뇌진탕 증상이 의심됐다. 경기 후 역전승을 거두며 동료들과 라커룸에서 환호하는 사진이 나와 큰 부상은 아닐 것으로 당초 기대되기도 했다. 하지만 소속팀 토트넘은 11월3일(한국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손흥민이 안면 골절로 수술을 받게 됐다고 밝혔다. 월드컵 개막을 불과 17일 앞둔 시점에 수술을 받아야 하는 것으로 결정되면서 대형 악재가 터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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