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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_부동산] 아파트 가격 상승과 함께 거래량도 지속 감소하는 이유는?
‘확증편향식 투자’ 주의보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현재와 다른 미래를 기대한다. ‘내일은 달라질 거야’라는 희망과 기대가 범람하지만 아쉽게도 미래는 기대와 다르게 움직인다. 따라서 미래를 예측하기 위해서는 현재를 면밀히 살펴야 한다. 현재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고, 그 일의 결과로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일들을 투자에 연결시킬 수 있다면 최소한 실패하지는 않을 것이다. 투자에서 현재가 중요한 이유다. 그렇다면 현재를 어떻게 하면 잘 판단할 수 있을까? 미래에 영향을 주는 현재를 잘 판단하기 위해서는 먼저 확증편향(confirmation bias)을 줄여야 한다.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보고 싶은 것만, 듣고 싶은 것만, 믿고 싶은 것만 선택해 보고 듣고 믿으려고 한다. 확증편향이라는 심리 현상이다. 투자에서도 마찬가지다. 현재 자신이 투자한, 혹은 자신의 위치에 따라 현실을 다르게 해석한다. 부동산 투자를 잘한다는 사람을 알고 있다. 부동산을 다수 보유한 그분은 최근의 금리 인상 뉴스를 보며 부동산과 금리에는 크게 영향이 없다고 이야기한다. 흥미로운 점은 코로나19로 인해 금리가 인하될 때는 금리 인하로 부동산 가격이 폭등할 것이라고 하며 다수의 부동산을 추가 매수했다. 무엇이 달라졌을까? 자신의 위치에 따라 해석이 그때그때 달라졌을 뿐이다. 만약 어떤 기업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면 기대보다 부진한 실적이 나와도 다음에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한다. 어쩔 수 없는 심리 반응이다. 문제는 우리의 기대와 편향과는 상관없이 미래는 움직인다는 사실이다. 편향에 따라 현재의 모습을 잘못 판단하고 행동하지 말아야 한다. 장기적으로 성공하는 투자를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하는 원칙이다. 그렇다면 자신의 위치를 고려하지 않고 현재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판단의 오류를 줄이기 위해서는 가능하면 다양한 위치에서 현실을 바라봐야 한다. 가격을 전망하기 위해서는 수요자 입장에서 또는 공급자 입장에서 생각해야 한다. 투자에서도 공감 능력이 중요한 이유다. 그러나 자신과 다른 시각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숫자가 중요한 이유다. 숫자는 다양한 이해관계가 어우러져 만들어진다. 뿐만 아니라 숫자에는 심리도 감정도 없다. 숫자는 여러 가지 관계가 혼합되어 나타난다. 숫자 중에서도 일반적으로 가격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절대 가격, 상대 가격, 가격 상승률을 보고 시장을 판단하고 예측할 수 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숫자는 거래량이다. 가격이 형성되는 원인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격은 수요와 공급이 만나서 결정된다. 그러나 미래를 예측하기 위해서는 가격이 어떻게 결정되는지 판단해야 한다. 수요가 많아지거나 공급이 줄어들면 가격이 상승한다. 반대로 수요가 줄어들거나 공급이 많아지면 가격이 하락한다. 가격이 상승하는 상황임에도 원인에 따라 미래 예측은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거래량을 통해 가격이 오르는 이유를 판단할 수 있다. 가격이 상승할 때 거래량이 증가하는 경우는 수요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이와는 다르게 가격이 상승하더라도 거래량이 줄어들었다면 공급 감소가 주된 원인이다. 수요가 많아져서 가격이 상승하는 경우는 추세적일 가능성이 크다. 수요 변동 원인이 소득이나 선호 변화 등이기 때문이다. 즉, 수요가 원인이 된 가격 상승은 지속될 수 있다. 반면, 공급이 줄어들어서 가격이 상승하는 경우는 일시적일 가능성이 크다. 공급은 가격이 상승하면 증가한다.거래량이 중요한 이유
부동산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부동산 가격이 상승할 때 거래량이 증가한다면 수요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수요 증가는 추세적일 가능성이 크고 따라서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수 있다. 반면,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더라도 거래량이 감소했다면 공급 감소가 원인이다. 부동산 가격을 결정하는 공급은 매도 물량이기 때문에(이 부분은 지난 글들에서 여러 차례 검증) 결국, 매도 물량 감소가 가격 상승의 원인이다. 매도 물량 감소는 지속되기 어렵다. 매도 물량은 정책이나 금융, 시장 환경에 따라 심한 변동을 보이는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부동산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그러나 원인이 달라지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가격 상승과 더불어 거래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10월27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자료를 보면 이날 현재까지 신고된 9월 아파트 매매 거래량(계약일 기준)은 2658건으로 올해 들어 최저치를 기록 중이다. 주택 매매 신고 기한은 계약일로부터 1개월이기 때문에 10월말까지 신고되는 거래량은 다소 증가하겠지만 합산하더라도 3000건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3000건 수준은 올해 월간 매매량이 가장 적었던 4월 3336건보다 300건 이상이 줄어든 수치다. 연일 최고 매매가로 거래되었다는 뉴스에도 지속 감소하고 있는 거래량은 시장의 변화를 의미한다. 과거와 다르게 가격 상승 원인이 공급(매도 물량) 감소이기 때문이다. 향후 금리 인상, 대출 규제, 정책 변화 등으로 인해 가격 상승 기대감이 줄어들어 부동산을 보유한 사람들의 심리가 변화한다면 공급은 빠르게 증가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매도 물량이 증가하면서 가격은 지금과 다르게 하락할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일부 현재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다. 평균 가격의 상승세에도 10월 거래된 아파트 거래 10건 중 4건은 매매 가격이 하락했다. 정부가 공개한 서울 아파트 실거래 가격 추이에 따르면 10월 3주 차 기준으로 전체 실거래 중에서 직전 3개월 대비 거래 가격이 같거나 하락한 비율이 38%를 차지했다. 하락거래 비중이 9월(28.8%)과 비교해 약 10%포인트 가까이 증가했다. 일부 매도하려는 사람이 증가하면서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것이다. 거래량 감소 현상은 추세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현재까지 신고된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10월27일 기준 838건에 불과하다. 거래량이 감소할수록 시장은 변곡점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한국 부동산 시장에서 거래량은 가장 중요한 지표다. 거래량 감소 현상이 지속된다면 부동산 시장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변곡점을 맞이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