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 13년→2심 10년형…“父, 범행 인정하고 4억원 추가지급 등 피해 복구 노력”
아내 몰래 초등생 친딸을 3년간 상습 성폭행한 40대 아버지가 항소심에서 오히려 감형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30일 서울고법 형사10부(이재희‧이용호‧최다은 부장판사)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13세 미만 미성년자 위계 등 간음)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40대 A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이는 1심에서 선고받은 징역 13년보다 형량이 3년 줄어든 것이다. 하지만 ▲3년간 보호관찰 ▲10년간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및 장애인 복지시설 취업제한 ▲120시간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 명령은 1심과 동일하게 유지됐다.
앞서 A씨는 지난 2017년 6월부터 약 3년간 아내 몰래 친딸을 반복적으로 성추행하고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10살이었던 친딸의 중요 부위를 만지는 등 성추행을 시작하다, 2018년부터는 부인에게 발각될 때까지 위력으로 성폭행을 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1심 재판 과정에서 여러 차례 딸을 추행하고 성폭행한 혐의 대부부분은 인정했지만, 횟수와 최초 성폭행 시점 등은 공소사실과 다르다며 항변했다. 이에 피해자 측 변호인은 “친딸을 상대로 한 성범죄 사건을 처음 경험하고 동료 변호사들이 경악을 금치 못했다”면서 “이 피해 어린이가 도대체 왜 이런 경험을 겪어야 했는지 그 어떤 변호와 논리로도 도저히 설명이 안 된다”고 비난했다.
이에 1심은 “딸을 보호하고 부양할 의무가 있는 A씨가 아버지인데도 쉽사리 저항하지 못하는 처지를 이용해 자신의 성적욕구해소 도구로 삼았다는 점에서 죄질이 불량하다”며 “피해자는 이 사건 범행으로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등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어머니 역시 사건 발생을 못 막았다고 자책하며 괴로워하고 있다”며 A씨에게 징역 13년을 선고했다.
이후 진행된 항소심에서 감형 선고를 내린 2심 재판부는 “범행 경위와 수법, 피해자의 나이와 관계 등에 비춰 죄질이 매우 나쁘고 책임 또한 무겁다”며 “친아버지로서 부양 의무가 있는데도 오히려 피해자가 성적 자기결정권을 온전히 행사하지 못하는 아동·청소년인 점을 이용해 자신의 성욕을 해소해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만) 범행을 모두 인정했고 A씨와 그 부모가 피해자 측에 원심에 이어 당심에서도 4억원을 추가로 지급한 것을 볼 때 피해 복구를 위해 나름 진지한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보인다”며 “A씨의 부모와 동생이 재발 방지를 약속하며 선처를 호소한 점을 고려해볼 때 원심이 선고한 형은 다소 무거워 감형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