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메시지·화법 등 ‘소통’ 숙제…야권서도 “安과 비슷한 행보” 우려
오점 남긴 방명록…무게감 떨어진 발언
16일 윤 전 총장 측에 따르면, 윤 전 총장은 지난 11일 서울 마포구 동교동에 있는 연세대 김대중도서관을 찾았다. 윤 전 총장은 4시간 가량 머물며 김 전 대통령 관련 자료를 살펴보고, 햇볕정책 등 김 전 대통령의 주요 정책과 일생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윤 전 총장은 이 자리에서 'DJ 정신'을 높이 평가하며 "김 전 대통령을 존경하게 됐고, 그 업적이 놀랍다. 수난 속에서도 용서와 화해를, 과거를 넘어 미래로 가는 정신을 높이 새기게 됐다"는 말을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방명록이었다. 윤 전 총장은 도서관에 비치된 방명록에 "정보화 기반과 인권의 가치로 대한민국의 새 지평선을 여신 김대중 대통령님의 성찰과 가르침을 깊이 새기겠습니다"라고 적었다. 문맥을 고려할 때 '지평선'은 '지평'을, '성찰'은 '통찰'을 잘못 적은 것으로 보인다. 비슷하게 보이나 의미는 확연히 다른 단어다. 높은 관심에 비해 공개 발언은 적은 탓에, 김대중도서관을 방문해 윤 전 총장이 남긴 글과 말에는 큰 관심이 쏠렸었다. 그러나 결정적으로 방명록에 오점을 남기면서 무게감이 상당부분 떨어져 버렸다. 앞서 윤 전 총장이 장모와 관련한 의혹을 대응하는 과정에서 '십원 한 장' 발언이 나왔을 때도 정치인의 문법으로 보기엔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뒤따랐다. 윤 전 총장의 말을 전한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이 '비슷한 취지로 말했던 것일 뿐'이라며 전달 과정에서의 혼선이었다고 해명했지만, 이미 윤 전 총장의 언어가 돼버린 후였다.야권서도 "안철수 전철 밟게 될 지도" 우려
국민의힘에서도 윤 전 총장 입당을 두고 압박 수위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윤 전 총장 화법에 대한 비판적 견해도 본격적으로 나오고 있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하태경 의원은 16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윤 전 총장은 국민이 잘 못 알아듣게 말을 한다. 화법이 모호하고 너무 자신감이 없다"고 직격했다. 하 의원은 윤 전 총장의 현재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정계 진출 상황과 비교하기도 했다. 하 의원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사실은 윤석열 1기다. 안철수 신드롬이 확 떴었다"며 "(안 대표가) 점점 저물었던 이유가 그런 모호한 화법 때문이다. 국민과 제대로 소통하지 않고, 선문답하듯이 피해가려고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런 것 때문에 (안 대표가) 실패했는데, (윤 전 총장이) 그런 전철을 밟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하 의원은 "공정은 20세기의 기본 가치고 21세기에는 공기와 같은 것"이라며 "윤 전 총장도 21세기의 시대 정신이 뭔지에 대한 고민의 결과와 자신의 비전을 내놓을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박지훈 변호사도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윤 전 총장의 '십원 발언'이 악수가 됐다고 지적하며 "윤 전 총장이 7월 장모 재판 1심 선고를 앞두고 있어 출마와 동시에 해명 메시지를 내야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발언과 행적 등을 보면) 윤 전 총장은 공무원이지 (아직) 정치인이 아니다. 정치인은 결단 내릴 땐 가김이 없다"면서 "그 패턴을 쉽게 버리지 못할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국민의힘 순천·광양·곡성·구례갑 당협위원장인 천하람 변호사는 "윤 전 총장은 지금 공부하고 누굴 만날게 아니라, 아침부터 밤까지 토론을 해야한다. 정치적인 문법으로 얘기하고, 정치적으로 어떻게 단어를 사용할 지 그런 고민을 해야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