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보수단체측, 故백선엽 장군 대전 현충원 안장 결정에 “서울 현충원에 안장해야”
대전현충원 vs 서울현충원, 뭐가 다르길래

故 백선엽 장군의 장지를 두고 정치권이 이견을 보이고 있다. 이미 백 장군의 국립대전현충원 안장이 예정돼 있었으나, 미래통합당과 일부 보수 단체를 중심으로 서울현충원 안장 요구가 불거지면서다. 대전현충원과 서울현충원은 무엇이 다를까.
2013년 8월 경기도 파주 뉴멕시코 사격장에서 열린 ‘백선엽 장군 미8군 명예사령관 임명식’에서 백 장군이 미군 야전상의를 입은 뒤 경례하고 있다. ⓒ 연합뉴스
2013년 8월 경기도 파주 뉴멕시코 사격장에서 열린 ‘백선엽 장군 미8군 명예사령관 임명식’에서 백 장군이 미군 야전상의를 입은 뒤 경례하고 있다. ⓒ 연합뉴스

훈격 차이 없는 국립현충원…유족도 대전 안장에 찬성

두 현충원은 장소만 다를 뿐 역할은 같다. 현행 국립묘지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국립묘지법)에 따르면, 서울현충원이나 대전현충원은 같은 격의 묘지로 구분되어 있다. 서울현충원은 국방부, 대전현충원은 국가보훈처의 관할이긴 하지만 같은 법의 적용을 받기 때문에 안장 대상이나 관리 수준에서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대전현충원은 1955년 설립된 서울현충원의 안장능력이 한계에 이르자 새롭게 건립됐다. 현재 대전현충원에도 묘역이 부족한 상태라 정부는 3번째 국립현충원을 경기도 연천에 설립하고 있다. 세 현충원 모두 훈격에는 차이가 없다. 서울현충원의 장군묘역은 1996년 이미 만장됐다. 백 장군이 대전현충원으로 향하는 이유 중 하나다. 유족 측 역시 이 같은 사정을 이해하고 “대전현충원 안장에 만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백 장군의 장남인 남현씨는 “서울이나 대전이나 다 대한민국 땅이고, 둘 다 현충원”이라며 “아버지가 지난해 건강했을 때 이미 대전에 안장되는 것으로 마음을 먹었다”고 전했다.
국립대전현충원 지도 ⓒ 국립대전현충원
국립대전현충원 지도 ⓒ 국립대전현충원 홈페이지

서울 고집하는 이유…상징성과 접근성에서 차이

다만 서울현충원과 대전현충원은 접근성 면에서 다르다.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대전보다 서울현충원을 더 선호한다. 김대중·김영삼 전 대통령도 서울현충원의 국가원수 묘역이 이미 만장된 뒤에 서거했으나, 유족들이 서울현충원 안장을 강력히 주장하면서 추가로 묘역을 마련해 안장됐다. 때문에 미래통합당이나 군 관련 단체에서는 백 장군을 서울현충원에 안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13일 열린 당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전직 대통령을 서울현충원에 모신 전례도 있다”면서 “이 문제는 대통령의 결단에 달렸다”고 말했다. 아울러 “보다 많은 국민이 감사를 전할 수 있도록 국가장이나 사회장으로 해줄 것” “국군통수권자인 문 대통령이 반드시 창권 원로이자 나라를 구한 애국자인 백 장군을 조문해줄 것”을 요청했다.
국립서울현충원 전경 ⓒ 국립서울현충원 홈페이지
국립서울현충원 전경 ⓒ 국립서울현충원 홈페이지
백 장권은 지난 10일 100세의 일기로 별세했다. 그는 6·25전쟁 영웅과 친일 행적을 모두 갖고 있어 생전에도 묘역 문제로 관심을 모은 바 있다. 그는 6․25전쟁 중 1사단장, 1군단장 등을 지내며 다부동 전투를 승리로 이끄는 등 전쟁 공로를 인정받아 1952년 만31세 나이로 최연소 육군참모총장에 올랐다. 그러나 일제시대 때 일본이 만주 지역의 광복군을 토벌하기 위해 창설한 간도특설대에서 장교로 복무한 이력 때문에 2009년 뒤늦게 친일반민족행위자 명단에 등재했다. 
1953년 8월25일 미군 헬기를 타고 판문점 휴전회담장으로 가는 백선엽 당시 소장 ⓒ연합뉴스
1953년 8월25일 미군 헬기를 타고 판문점 휴전회담장으로 가는 백선엽 당시 소장 ⓒ연합뉴스
 
저작권자 © 시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