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김세연(부산 금정·3선) 자유한국당 의원은 “한국당이 이대로 버티다가는 총선에서 패배하고, 대선까지 또 패배하면 나라가 위태로워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세연 의원은 11월18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한 가지 숫자로만 단편적으로 판단할 것은 아니지만 정당 지지율에서 민주당을 역전하지 못 하고 있기 때문에 이대로 계속 가면 나라가 위태로워지고 무너진다는 걱정을 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의원은 “내부 총질이라는 비판이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으며, 불출마까지 걸고 절박하고 간절한 심정으로 이런 주장을 했다는 점을 이해해 달라”면서 이 같이 밝혔다. 김 의원은 “누구를 비판하고 미워할 생각은 전혀 없다”면서 “우리 모두가 자성하고 반성하고 그에 기반해 필요한 실천을 하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날 인터뷰에서 한국당을 ‘존재 자체가 민폐’라고 표현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이명박 정부 출범 초기 대통령과 청와대 권력이 막강했을 때도 아랑곳하지 않고 국민의 시선을 100% 그대로 용기 있게 쏟아낼 수 있었던 강력한 소장 개혁파가 존재했을 때 정당이 가장 건강했다”며 “20대 국회 들어서는 그 목소리가 아예 들리지 않게 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같은 집단 안에서 한쪽이 다른 한쪽을 공격하는 상황이다. 18~19대 국회에서 당내 계파 간 상호 학살이 있었고 20대 국회에서도 이런 일이 반복됐다”면서 “이런 일이 반복되면서 내부의 건강한 균형이나 다양성이 깨졌다”고 분석했다.
다만 같은 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의 불출마까지 언급한 이유에 대해서는 “일방적인 비난을 할 생각은 없었다”면서도 “당이 이렇게 된 데까지는 모든 사람이 다 책임이 있고 저부터 자유롭지 않다. 당 차원의 결단이 있을 때 앞장서주면 좋겠다는 바람이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향후 계획에 대해 “여의도연구원에서는 새로운 미래 보수 정당이 서로의 이해와 신뢰를 기반으로 정책적 논의를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면서 “이 일은 당에 꼭 필요한 일이기 때문에 저의 불출마에 관계없이 여의도연구원장직을 열심히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연구원에 해체되는 상황이 오더라도 여론조사에 대한 불미스러운 시도를 차단하는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산시장 출마를 노리고 불출마 승부수를 띄운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 “저의 주장을 폄하하기 위해 만들어낸 논리라고 생각한다”며 “여의도연구원장직을 끝까지 열심히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김 의원은 지난 11월17일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불출마를 선언했다. 김 의원은 이 자리에서 “한국당 존재 자체가 역사의 민폐다. 대의로 모두 물러나야 한다”며 절망감을 표했다. 당내 3선 의원 중 불출마를 공식화한 경우는 김 의원이 처음으로, 그의 이번 결단으로 인해 당 내 물갈이 여론에도 출마를 고수하고 있는 한국당 중진, 특히 영남권 의원들에 대한 불출마 압박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