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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브스가 발표한 ‘자산 10억 달러 이상 억만장자’ 목록 분석해보니
한국 최고 부자 10명 중 절반이 금수저 문 ‘상속형’
한국 10대 부자 절반이 '금수저'
그 결과 한국의 10대 부자 중 상속형은 절반인 5명이었다. 국내 최고 재력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 △최태원 SK회장 등이다. 이건희 회장의 재산은 169억 달러(19조원)로 전 세계 순위로 따지면 65위다. 이들의 회사 창업주는 모두 선대 회장이다. 이에 비해 미국 10대 부자 중 상속형은 두 명이 전부였다. 에너지기업 코크 인더스트리에서 각각 회장과 전무를 맡고 있는 찰스 코크·데이비드 코크 형제가 그들이다. 둘의 재산은 똑같이 505억 달러(56조 9600억원)로 평가됐다. 이들은 아버지 프레드 코크가 1940년 세운 석유정제 회사 우드리버오일을 물려받아 거대 기업집단으로 키워냈다. 일본에선 다카하라 다카히사(高原地区地区豪久) 유니참 CEO와 모리 아키라(森章) 모리트러스트 CEO 등 두 명이 상속형 부자였다. 다카히사 CEO의 부친이자 위생용품 기업 유니참의 창업주인 다카하라 게이치로(高原地区地区慶一朗)는 작년까지만 해도 일본 10대 부호였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작고하면서 그의 아들이 새로 순위권에 등장했다. 아키라 CEO의 부친 모리 다이키치로(森泰吉郎)는 ‘모리빌딩그룹’을 설립했다. 이곳의 자회사 '모리빌딩개발'은 지금 아키라 CEO가 이끄는 부동산 기업 모리트러스트의 전신이다. 다카히사 CEO의 재산은 49억 달러(5조 5300억원), 아키라 CEO의 재산은 47억 달러(5조 3000억원)다.중국은 '개천에서 나온 용' 비율 가장 높아
중국의 10대 부자 중 상속형은 양후이옌(楊惠妍) 컨트리가든 부회장 한 명뿐이었다. 그는 부동산 기업 컨트리가든 창업주 양궈창(杨国强)의 둘째 딸이다. 2007년 컨트리가든이 홍콩 증시에 상장됐을 때 양후이옌이 보유한 지분율은 약 60%였다고 한다. 당시 직함은 물류담당 이사였지만 사실상 소유주나 다름없었던 셈이다. 이때 그의 나이는 26세. 이로써 양후이옌은 중국 최연소 부호로 세상에 이름을 알리게 됐다. 지금 재산 규모는 221억 달러(24조 9400억원)로 추정된다. 한국의 ‘금수저’ 비중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건 예전부터 지적돼왔다. 미국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는 포브스가 1996~2015년 발표한 억만장자 명단을 분석한 보고서를 2016년 펴냈다. 여기에 따르면, 한국의 상속자 비율은 74%로 조사됐다. 조사 대상 67개국 중 5번째로 높다. 미국과 일본의 상속자 비율은 각각 28.9%, 18.5%였고, 중국은 2%로 가장 낮았다. 상속형 부자의 높은 비율은 소득 양극화 문제와 맞물려 사회 갈등 요인으로 분석된다. 한편 국내 10대 부자 가운데 자수성가한 사람은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김정주 NXC대표 △권혁빈 스마일게이트홀딩스 의장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 등이다. 이 중 서정진 회장이 2002년 세운 바이오 기업 셀트리온은 올해 대기업 집단에 속할 것으로 예측된다. 삼성전기의 월급쟁이로 출발해 자수성가의 신화를 연 그의 재산은 81억 달러(9조 1400억원). 이건희 회장에 이어 국내 재산규모 2위이자 전 세계 181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