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 논란 후 사극 《우씨왕후》로 컴백
학교폭력(학폭) 논란으로 대중의 입방아에 올랐던 배우 전종서가 컴백했다. 전종서의 컴백작인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우씨왕후》(연출 정세교·극본 이병학)는 갑작스러운 왕의 죽음으로 왕위를 노리는 왕자들과 권력을 잡으려는 다섯 부족의 표적이 된 우씨왕후가 24시간 안에 새로운 왕을 세우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추격 액션 사극이다. 더불어 제작비 300억원이 투입된 토종 OTT의 첫 사극 작품이기도 하다.
전종서는 극 중 고구려의 왕후 우희 역을 맡아 처음으로 사극 연기에 도전한다. 고구려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자라 불리는 우희는 대대로 왕비를 배출하는 왕비족 중 우씨 가문의 일원으로, 목숨을 지키기 위해 처절한 여정을 펼친다. 주어진 위기를 극복하고 운명을 개척하는 우희 캐릭터와 전종서가 빚어낼 시너지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연출을 맡은 정세교 감독은 “전종서 배우가 첫 사극 연기를 어떻게 할지 궁금했다”며 “부모님이 항상 대본을 보신다고 하는데, ‘이 작품을 꼭 하라’고 했다고 하더라. 그래서 더 표현해 내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전종서는 김무열, 지창욱, 정유미, 이수혁, 박지환과 호흡을 맞춘다.
《우씨왕후》 방송 전에 불거진 논란과 우려도 있었다. 중국풍 고증 논란부터 과도한 노출 논란 , 그리고 타이틀롤 우씨왕후 우희 역을 맡은 배우 전종서의 학폭 논란이다. 하지만 《우씨왕후》는 정면돌파를 선택했다.
제작발표회에서 정세교 감독은 동북공정 의혹에 대해 “어떤 한 이미지로 비교했을 때 그런 이야기가 나올 수 있겠지만 저희끼리만 논의한 것이 아니라 자문위원회 교수님도 계셨고, 다방면으로 여러 차례 고심한 결과가 지금 이미지”라고 밝혔다. 또 “역사적 자료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저희가 창작한 부분도 물론 있다. 그래야 시청자들에게 《우씨왕후》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병학 작가는 “《우씨왕후》를 집필하면서 중요하게 생각한 건 24시간 동안 벌어지는 사건이라는 점이었다”며 “12간지를 활용해 시간의 흐름을 긴박감 넘치게 했고, 조력자와 추격자를 활용해 권력쟁탈전이 펼쳐지는 과정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전종서 역시 “학폭이 사실이라면 이렇게 대중 앞에 서지 못했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우씨왕후》 타이틀롤을 맡은 전종서를 제작발표회에서 만나 작품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었다.
첫 사극 연기에 도전했다. 어려운 점은 없었나.
“작품을 시작하기 전에 중점을 두고 고민한 것은 사극 말투다. 대사를 할 때 평소 느릿하고 여유 있는 내 말투를 그대로 가져가는 편이다. 사극 역시 내 말투로 인물을 만들어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한데 첫 회 촬영에서 이게 아니다 싶더라. 저 혼자 미국 할리우드에서 중국말을 하고 있는 사람 같았다고나 할까. 전혀 다른 언어를 쓰고 있더라. 동시에 실제로 사극 말투가 과거부터 전해 내려온 것인지, 아니면 선배들에 의해 만들어진 것인지 궁금했다. 큰일 났다 싶어 아는 선배들에게 전화를 걸어 자문을 구했다.”
결과적으로 말투를 어떻게 조율했나.
“그간 해오던 정통 사극 말투는 쓰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사극톤과 제 말투 중간 지점을 찾아야 한다는 결론을 냈고, 잘 조율해 나갔다.”
이 작품을 선택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아버지의 추천으로 선택했다. 평소 어머니는 제 시나리오를 읽는 것을 좋아하셨는데, 이번엔 아버지가 이 작품을 했으면 좋겠다고 추천하셔서 결정했다.”
촬영 당시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나.
“사극을 하길 잘했다고 느낀 포인트가 있다. 어느 회차를 촬영하다가 정신을 차렸는데, 저 빼고 모든 배우가 다 남자 선배들이었다. 순간 ‘내가 이런 여성을 연기하고 있구나’라는 체감이 들었다. 이 여성은 어떤 여성이었을지에 대한 생각을 그때부터 진지하게 했다.”
함께 출연하는 정유미는 극 중 우희(전종서 분)의 언니이자 왕후를 모시는 태시녀 우희 역을 맡았다. 정유미는 전종서와의 연기 호흡에 대해 “《우씨황후》를 하면서 종서가 아니면 누가 했을까 싶을 정도로 그 옷을 잘 입었다고 생각한다”며 “추격 액션이다 보니 힘든 장면이 많았는데, 그 부분을 잘 해내는 걸 보면서 강단 있는 배우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칭찬했다.
한편 전종서는 이날 제작보고회가 학폭 논란 이후 첫 공식 자리였다. 자연스럽게 학폭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앞서 지난 4월 ‘전종서의 중학교 동창’이라고 밝힌 한 네티즌이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전종서의 학폭 가해를 주장하는 글을 게재했다. 작성자는 “(전종서가) 아이들 체육복과 교복을 훔치거나 빼앗고, 안 주면 욕을 했다. 화장실까지 쫓아와 문을 발로 차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전종서로부터 학교폭력을 당했다는 피해자들이 댓글을 달면서, 해당 글에 3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당시 전종서 소속사 앤드마크 측은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을 확인한 즉시 배우 본인과 주변 지인들을 통해 사실관계를 면밀히 체크했다”며 “해당 글에서 주장하는 바는 전혀 사실이 아님을 확인했다.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학폭 논란 이후 첫 공식 석상이다. 작품 공개 전에 이 부분에 대해 언급해 주어야 시청자들도 작품을 편히 볼 수 있을 것 같다(당시 기자의 질문에 MC 박경림은 “개인적인 질문은 대답하기 어렵다”며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해 달라”고 답변을 피했으나 이어 전종서가 답변을 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질문 주신 내용에 관해서는 회사를 통해 입장을 밝혔다시피 전혀 사실이 아니다. 사실이라면 대중과 기자님들 앞에 작품을 내세워 당당하게 나올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런 일에 휘말리게 돼 유감이다.
더불어 그로 인해 상처받았을 분들에게 좋은 활동을 통해 다시 회복시킬 수 있게 하겠다. 이 부분은 잘 정리하려고 노력 중이다. 덧붙여 오늘은 《우씨왕후》를 소개하는 자리이니 작품에 초점을 맞춰주시길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