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넥타이와 김정은의 안경. 그리고 테이블. 2차 북미 정상회담이 1차 때와 비교해 달라진 부분이다. 두 정상은 2월27일 오후 6시40분 베트남 하노이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호텔에서 만났다. 지난해 6월 싱가포르 회담 이후 260일 만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짙은 파란색에 분홍색 빗금이 새겨진 넥타이를 매고 등장했다. 그가 각국 정상들을 만날 때 맸던 넥타이는 항상 주목을 받아왔다. 그의 회담 전략이 숨겨져 있다는 분석이 뒤따랐기 때문이다.
1차 북·미 정상회담 때 트럼프 대통령이 맸던 넥타이는 붉은색이었다. 이는 강렬한 인상을 준다. 즉 붉은색 넥타이를 했다는 건 상대를 압박하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붉은색 넥타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레이드마크’로 여겨질 만큼 그가 자주 선보인 패션 아이템이다.
반면 이번에 하고 나온 넥타이는 부드러운 인상을 준다는 분석이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두 번째 만남인 만큼 불필요하게 각을 세우지 않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도 대선후보 시절 남색 계통에 금색 빗금 무늬의 넥타이를 맨 모습이 자주 노출됐다. 당시 선거대책위원회 측은 이에 대해 “강인함을 보여준다는 승리의 상징”이라고 했다. 이 설명을 이번 회담에 적용해보면, 어떻게든 성과를 내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걸로 추측된다.
김 위원장은 회담장에 평소 쓰던 뿔테 안경을 벗고 등장했다. 1차 북·미 정상회담 때와 다른 모습이다. 보통 안경은 상대에게 신뢰감을 주고 싶을 때 낀다고 알려져 있다.
2008년 미국 법심리학저널에 실린 연구결과에 따르면, 가상 형사사건에서 흑인 용의자가 안경을 쓰고 나타나니 주변 사람들이 그들에 대해 ‘지적이고 정직하며 덜 위협적’이라고 인식했다고 한다. 반대로 해석하면 이번 회담에선 김 위원장이 오히려 기선 제압에 나서려 했다고 볼 수 있다. 김 위원장은 2월26일 하노이에 도착할 때부터 안경을 끼고 있지 않았다.
두 정상이 다시 만난 공간에 주목하는 시선도 있다. 이들은 호텔에서 만찬을 할 때 원탁 테이블에 나란히 앉았다. 팔을 뻗으면 충분히 닿을 거리였다. 북·미 정상의 관계가 전보다 가까워졌다는 해석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친교만찬(social dinner)’이란 이름에 어울리는 그림이란 분석도 나온다. 반면 지난 1차 정상회담 오찬 때 두 사람은 직사각형 테이블에 서로 마주보고 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