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출생아 수도 역대 최저인 32만6900명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노인부양률 증가, 한국사회 뇌관으로
우려하던 일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손 쓸 수조차 없다. 초저출산 얘기다.
통계청이 2월27일 발표한 '2018년 출생·사망통계(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0.98명으로 떨어졌다. 합계출산율은 가임기 여성(15~49세)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뜻한다.
이 수치는 2016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 회원국의 연간 합계출산율 평균 1.68명을 크게 밑돈다. OECD 국가 중 합계출산율 1명선을 사수하지 못한 곳은 한국이 유일하다.
상황은 갈수록 더 악화하고 있다. 합계출산율은 지난해 1분기까지는 1.08명으로 1명을 웃돌았다가 2분기부터 0.98명으로 추락해 3분기(0.95명), 4분기(0.88명)로 감소했다.
인구 유지를 위해 필요한 합계출산율은 2.1명으로 알려졌다. 김진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인구 유지를 위해 필요한 합계출산율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해 앞으로 인구 감소 속도가 굉장히 빨라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통계청의 출산율 저위 추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인구 감소 시점은 2028년이다. 이미 출산율은 저위 추계 수준을 밑돌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이보다 인구 감소 시점이 앞당겨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출생아 수는 32만6900명으로 전년 35만7800명보다 3만900명(8.6%) 줄었다. 1970년 통계작성 이후 가장 적다. 1970년대 100만명대였던 출생아 수는 2002년 40만명대로, 2017년에는 30만명대로 추락한 뒤 역대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다. 출산에 영향을 주는 혼인 건수 역시 감소 추세다.
국회입법조사처는 합계출산율이 현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다면 2136년에는 국내 인구가 1000만명으로 줄어들고 2750년이면 아예 인구가 소멸한다고 2015년 분석한 바 있다. 그나마 연간 합계출산율이 1명을 넘던 시기였다. 데이비드 콜먼 옥스퍼드대 교수는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 소멸 국가 1호'가 한국이 될 것이라고 지난 2006년 경고하기도 했다.
한편, 저출산과 고령화의 부산물인 노인부양률은 점차 증가하며 한국 사회의 뇌관으로 지목되고 있다. 장덕진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예측상 노인부양률이 급격히 상승하기 시작하는 시점인 2023~24년 전까지 특단의 조치가 없다면 사회가 장기 침체는 물론 집단 무기력증에 빠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장 교수는 "지금은 학자들만 그래프를 보며 큰일 났다고 하지만, 그때는 길에 나서면 두 명 중 한 명이 노인일 테니 보통 사람들도 느낄 거다. 그러면 젊은 사람들은 계산하기 시작한다. '힘들게 일해서 소득 절반을 노인에게 쓰느니 이민을 가 버릴까' 하고 말이다"라고 설명했다.
OECD 조사에 따르면, 30여 년 후인 2050년 한국의 노인부양률은 72.4%에 달할 전망이다. 2015년 19.4%의 3.7배다. 근로 인구(20~64세) 100명에 의존하는 노인(65세 이상) 수가 2015년 19명에서 2050년 72명으로 증가한다는 말이다. 해당 35년간 한국의 노인부양률 상승 폭은 1.9배인 OECD 평균의 2배 수준에 달해 조사 대상국 중 가장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