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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적 대응과 일방적 옹호에 흔들리는 당심, 멀어지는 민심

"사법농단 세력의 반격이다."(이재정 더불어민주당 대변인) "경수야! 이럴 땐 정치를 한다는 게 죽도록 싫다. 우리는 널 믿는다."(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김경수 경남지사 구속으로 여권 내 '그들만의 리그'가 다시금 선명해졌다. 강한 동지애를 바탕으로 한 친문(親문재인) 핵심 세력의 결집이다. 타격을 입었을지언정 이들은 살아있는 권력이다. 1월30일 1심 선고 직후 나온 김 지사와 더불어민주당 반응은 노골적이고 위압적이었다. 김경수 지사는 "재판장(성창호 부장판사)이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특수관계(양 전 대법원장 비서실 근무 이력)인 게 이번 재판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 우려했다. 우려가 현실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더 나아가 더불어민주당은 판결을 사법농단 세력의 보복으로 규정하며 사실상 불복했다. 정부·여당의 사법개혁 드라이브에 제동을 걸기 위해 사법부가 김 지사를 희생양으로 삼았다는 주장이다.
이해찬 대표, 홍영표 원내대표 등 더불어민주당 인사들이 2월1일 오전 서울 용산역에서 설을 맞아 고향에 내려가는 시민들에게 인사하는 모습. ⓒ 시사저널 박정훈
이해찬 대표, 홍영표 원내대표 등 더불어민주당 인사들이 2월1일 오전 서울 용산역에서 설을 맞아 고향에 내려가는 시민들에게 인사하는 모습. ⓒ 시사저널 박정훈

비판여론 속 이해찬, 김경수 면회 취소

지지세력의 동조 못지않게 비판론이 거셌다. 삼권분립 존중과 대응 속도 조절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조차 나왔다. 실제로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2월7일 김경수 지사 접견 일정을 잡았다가 돌연 연기했다. 여러 중진의원의 만류 때문으로 알려졌다. 당내 우려의 근거는 여론, 즉 민심이다. '집권당의 집단 판결 불복'이란 야권 공세 속 민주당 지지율은 더욱 하락했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1월28일부터 2월1일까지 전국 유권자 251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0% 포인트, 2월4일 발표,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리얼미터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민주당 지지율은 전주보다 0.5%포인트 낮은 38.2%로 3주째 내림세였다.  

떨어지는 지지율, 당내 갈등 우려도

아울러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경기지사, 안희정 전 충남지사 사건과는 차원이 다른 '결사 응전'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김경수 지사 구속을 전혀 예상치 못했고, 안 전 지사에 이어 유력 대권잠룡을 또 잃을 수 있다는 위기감 등이 1차 이유다. 그러나 김 지사에 대한 여권, 특히 민주당 주류인 친문 진영의 애정은 이를 뛰어넘는다. 김 지사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이었고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이다. 진보 정권의 국정 철학을 계승할 적통(嫡統)으로 꼽힌다. 김 지사의 라이벌인 이 지사와 박원순 서울시장은 그간 친문 세력과 미묘한 긴장 관계를 유지해왔다. 현재 김 지사 사건에 대한 민주당의 전력투구가 향후 상급심 판결 결과에 따라 양날의 검이 될 우려도 있다.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아직 1심 유죄 판결이기에 다툴 여지가 있겠으나, 김 지사 측은 사법부의 판단을 철저히 자신의 정치적 입장으로 재단했다"며 "유죄 판결에 대해 판사의 사적 관계를 운운하며 비난하는 것은 국민으로 하여금 진보 진영에 실망하도록 만드는 행위다. 억울하더라도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하지만 2심에서 진실을 밝히기 위해 끝까지 노력하겠다' 정도의 입장 발표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도 "자기 마음에 안든다고 '적폐 세력의 보복 판결'로 몰아가는 민주당의 법치 부정은 반드시 국민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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