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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가 최대 13조원…국내 M&A 사상 최대 규모
텐센트 넥슨에 눈독…국내 기업 중엔 넷마블 주목
해외 기업에 매각 시 국내 게임업계 위축 우려
당초 넥슨 인수에는 사모펀드를 제외하고 텐센트와 디즈니, 일렉트로닉아츠(EA) 등이 관심을 보였다. 이 가운데서도 세계 IT업계의 큰손인 중국의 텐센트가 인수 후보 1순위로 거론됐다. 거액의 인수대금을 조달할 수 있는 국내 기업이 부재하다는 이유에서였다. 여기에 텐센트의 인수 동기도 확실했다. 텐센트가 넥슨의 ‘던전앤파이터’를 중국 내에서 서비스하면서 연간 1조원 이상의 로열티를 지불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국내 게임업계에선 걱정의 목소리가 나왔다. 넥슨이 해외 기업에 매각될 경우 국내 게임산업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글로벌 게임시장에서의 넥슨의 입지를 고려하면 이는 틀린 얘기가 아니다. 지난해 국내 게임업계 전체의 해외 수출 규모 4조원 가운데 넥슨이 차지하는 비중은 35%(1조4000억원)에 달한다. 그런 넥슨이 해외기업에 매각되면 국내 게임산업의 글로벌 행보는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게임업계의 우려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국내 기업이 넥슨을 인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현재 국내 기업 중에선 넷마블과 카카오가 인수자로 거론된다. 넷마블은 1월31일 국내 자본과 구성한 컨소시엄을 통해 넥슨을 인수하겠다는 입장을 공식화했고, 카카오의 경우 현재 인수를 다각도로 검토 중인 상황이다. 삼성전자도 투자설명서(IM)를 받았지만 이렇다 할 입장은 내놓고 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투자(IB) 업계에서는 국내 기업 가운데선 넷마블을 유력한 인수 후보로 꼽고 있다. 일단 자본력에서 넷마블이 카카오를 앞선다. 카카오의 현금성 자산이 1조5000억원 수준인 반면, 넷마블은 3조원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 후 시너지 면에서도 넷마블이 유리한 고지에 있다. 모바일게임을 주로 보유한 넷마블이 넥슨을 인수하게 되면 모든 장르의 게임을 품에 안을 수 있고, ‘던전앤파이터’와 ‘메이플스토리’ 등 유력 지식재산권(IP)을 확보해 자체 IP가 부족하다는 약점도 해소할 수 있다. 여기에 글로벌 퍼블리셔로 역할을 수행해 온 점과 여러 글로벌 게임개발사 등을 M&A한 경험도 넷마블의 강점으로 꼽힌다. 한편, 국내 게임업계 ‘맏형’이던 김 대표가 돌연 사업 정리를 결정한 까닭에 대해선 명확히 알려진 바가 없다. 다만 업계에선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게임업계에 대한 정부의 지나친 규제’ ‘진경준 게이트 연루 등 개인적 문제로 인한 피로감’ ‘새로운 도전을 위한 자발적 선택’ ‘사업가로서의 전략적 매각’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