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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人災)·경제·김경수 악재 등
고민 보따리 안고 취임 두번째 설 맞이한 文 대통령

설 연휴 첫날인 2월2일, 청와대는 한복을 입고 국민들에게 설 인사를 전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영상을 공개했다. 국민들에게 '편안한' 연휴를 보내라며 당부의 메시지를 보냈지만, 정작 문 대통령은 그 어느 때보다 무겁고 불편한 닷새 간 설 연휴를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2월2일 청와대는 문재인 대통령이 한복을 입고 국민들에게 설 인사를 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청와대 제공
2월2일 청와대는 문재인 대통령이 한복을 입고 국민들에게 설 인사를 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청와대 제공
문 대통령은 평창동계올림픽 준비로 연휴를 고스란히 반납했던 지난해 설 때와는 달리, 취임 두번째 설 연휴엔 공식일정을 최소화하고 가족과 함께 휴식을 취할 예정이다. 그러나 집권 3년차를 맞이하자마자 연이어 터진 안팎의 악재들로 인해 '휴식 아닌 휴식'을 취할 것으로 관측된다.
1월30일 1심 선고공판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김경수 경남지사가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호송차로 향하고 있다. ⓒ시사저널 고성준
1월30일 1심 선고공판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김경수 경남지사가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호송차로 향하고 있다. ⓒ시사저널 고성준

① 최측근 김경수 지사 구속…여야 정쟁 격화

지난해 말부터 터진 측근들의 인재(人災) 가운데 문 대통령에게 가장 큰 타격을 입힌 사건은 단연 1월30일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 의혹을 받아 온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법정 구속이다. 문 대통령의 복심으로 통해 온 김 지사의 구속에 대해 청와대는 뚜렷한 입장을 내지 않았지만 내심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는 전언이다.  김 지사 구속으로 정쟁의 불씨가 당겨진 국회 상황도 문 대통령에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당장 '헌정 질서를 파괴한 행위'라며 문 대통령에 대한 수사 필요성까지 요구하는 등 투쟁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이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재판 결과의 부당함을 제기하고 당내 사법농단대책위원회까지 출범시키며 반기를 들고 있다. 여야 간 강대강 대치로 2월 국회도 마비될 것으로 전망되자, 민생 법안 처리를 촉구하는 불만의 목소리도 정치권 전체로 퍼지고 있다. 정쟁이 장기화될 경우 정부의 국정 운영에도 차질을 빚어 문 대통령에게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② 불씨 꺼지지 않는 손혜원·김현철·딸 부부 논란

김 지사 구속에 앞서 문 대통령 주변 인사들의 구설과 논란이 연이어 발생해 지지율 하락에 적잖은 영향을 미쳐왔다. 지난해 11월 김종천 당시 청와대 의전비서관의 음주운전 적발과, 이어 터진 청와대 특별감찰반의 민간인 사찰 의혹으로 집권 3년차 레임덕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 시작했다. 해를 넘기기 무섭게 친문 인사 중 한명인 손혜원 의원의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이 터져 한달 가까이 정부여당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어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이 청년과 퇴직자들을 향해 "동남아시아로 가라"는 발언으로 물의를 빚어 결국 자리에서 물러나기도 했다.  이처럼 수개월 째 인재로 인한 문 대통령의 고민이 켜켜이 쌓인 가운데, 설 연휴를 앞두고 문 대통령의 딸 부부가 최근 해외로 이주했다는 얘기까지 나오면서 이를 둘러싼 야당의 의혹 제기 또한 계속되는 상황이다.
이해찬 대표, 홍영표 원내대표 등 더불어민주당 원내 지도부들이 2월1일 오전 서울 용산구 용산역에서 설을 맞아 고향에 내려가는 시민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시사저널 박정훈
이해찬 대표, 홍영표 원내대표 등 더불어민주당 원내 지도부들이 2월1일 오전 서울 용산구 용산역에서 설을 맞아 고향에 내려가는 시민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시사저널 박정훈

③ 민생경제 회복 캄캄, 부진한 지지율

이처럼 쏟아지는 악재 속에서 민심을 다잡고 지지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궁극적인 방법은 경제 회복 뿐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대통령 국정지지도 여론조사마다 부정평가의 가장 큰 원인으로 늘 '경제·민생 문제 회복 부족'이 꼽히고 있다. 문 대통령 역시 새해 초부터 대기업 총수들과 면담하고 경제 현장을 방문하는 등 '경제 행보'를 부쩍 늘리고 있다. 1월10일 신년 기자회견에서도 '경제활력 회복'에 향후 정국 운영의 방점을 찍을 각오를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가시적인 경제 성과가 나기까지 시간이 걸릴 뿐 아니라, 갖은 정쟁들로 인해 오히려 정부여당의 새해 경제 행보조차 매몰되고 있는 실정이다.

④ 기로에 선 2차 정상회담, 민심 반전 기회?

결국 당장 정부가 민심 반전 카드로 삼을 수 있는 사안은 문 대통령의 강점인 '외교'라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주 초 2차 북미정상회담 날짜와 장소를 밝히겠다고 발표하면서, 설 연휴를 기점으로 북미정상회담의 윤곽이 잡힐 가능성이 커졌다. 따라서 문 대통령 역시 연휴 기간 휴식을 취하며 북미 간 거리를 최대한 좁히는 데 물밑으로 역할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 북미 회담이 성공적으로 진행된다면, 현재 꽉 막혀 있는 정부여당의 지지세를 반등시킬 호재로 작용할 수 있어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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