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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도 심각한 수준”

지난 1월 중순 발생한 국내 최악의 미세먼지의 75%가 중국 탓이라는 언론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 중국발 미세먼지만 유입되지 않으면 한반도의 대기 질이 좋아질 것이라는 착각에 빠져서는 안 된다는 전문가의 지적이 나왔다.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은 1월11~15일 미세먼지 발생 분석 결과를 2월7일 내놨다. 이에 따르면, 지난달 10일과 13일 두 차례 중국 쪽에 자리한 고기압의 영향으로 서풍이 불면서 미세먼지가 한반도로 들어왔다. 국립환경과학원은 당시 대기 질 성분을 분석한 결과 전국 미세먼지의 평균 75%가 외국에서 유입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고성준 기자=1월15일 오전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은 미세먼지로 뒤덮여 있다.
1월15일 오전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은 미세먼지로 뒤덮였다. ⓒ 고성준 시사저널 기자
여기서 외국이란 중국만을 의미하는 게 아니다. 그러나 언론은 중국을 미세먼지의 근원인 것처럼 지목했다. 국립환경과학원 관계자는 "국내 대기 중 외국발 미세먼지 양과 국내 양을 산정하는 대기질모델 방식으로 계산하니 외국 영향이 75%였다"며 "외국 영향이란 중국뿐만 아니라 몽골, 북한, 일본 등 다양하다. 게다가 외국의 미세먼지가 유입된 원인은 이례적인 기상 상황 때문이다. 당시 중국 산둥반도 부근에 고기압이 형성돼, 고기압의 가장자리에서 부는 서풍을 따라 국내로 미세먼지가 유입됐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국내 미세먼지 가운데 외국에서 유입된 것이 75%라고 해서 한반도의 미세먼지는 모두 외국 탓이라는 착각에 빠지면 안 된다는 전문가의 지적이 나왔다. 강광규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기후대기연구실 선임연구위원은 "기본은 국내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다. 이 기본을 줄이지 않으면 중국에서 한반도로 바람이 불지 않은 날, 즉 외국의 미세먼지가 유입되지 않는 날에도 한반도는 미세먼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미 국내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도 심각한 수준"이라며 "국내 미세먼지가 많은 데다 외국산 미세먼지까지 합쳐질 때 최악의 상태가 된다. 우리는 외국과 미세먼지 발생을 줄이는 노력을 해야겠지만, 국내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를 줄이는 방안도 찾아야 한다. 그래야 외국산 미세먼지가 몰려와도 최악의 상황을 피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국내 미세먼지 농도는 최근 몇 년간 증가하지 않았다. 한국환경공단에 따르면, 지름이 2.5µm보다 작은 미세먼지인 PM2.5의 농도는 2015년 26μg/m3에서 2016년 26μg/m3, 2017년 25μg/m3로 큰 변화가 없다. 지름이 10µm 이하인 미세먼지인 PM10 농도는 2015년 48μg/m3에서 2016년 47μg/m3, 2017년 45μg/m3로 다소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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