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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412개 대학 교원 성비 자료 분석 결과
정교수 女 17% vs 男 83%…시간강사 女 52% vs 男 48%
국내 대학 전임교원 26%만이 여성
시사저널은 신용현 바른미래당 의원실로부터 국내 대학(전문대 2년제·3년제 포함) 총 412개교(2018년 기준) 전체 교원 성비 자료를 단독으로 입수해 분석했다. 그 결과 국내 대학 전체 전임교원 8만8315명 중 여성은 26%(2만2726명)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남성은 74%(6만5589명)다. 정교수 비율만 따지면 차이는 더 크다. 정교수 4만2792명 중 여성은 17%(7094명), 남성은 83%(3만5698명)다. 반대로 대학의 ‘비정규직’이라 할 수 있는 비전임교원, 그중에도 가장 열악한 환경에 놓인 ‘시간강사’는 전체 7만4144명 중 여성이 52%(3만8438명)로 남성 48%(3만5706명)보다 많다. 즉 교수 비율은 2대8, 혹은 3대7 정도인데 시간강사 비율은 5대5라는 얘기다. 대학 교원은 전임교원(정교수·부교수·조교수)과 비전임교원(겸임교원·초빙교원·시간강사·기타교원)으로 나뉜다. 전자가 정규직이라면 후자는 비정규직으로 보면 된다. 여성 교원 수 자체는 늘어났다. 전국 대학 교원(22만576명)의 36%(7만9239명)가 여성이다. 우연인지 국내외 여성 박사학위 취득자 비율(36%)과 일치한다. 하지만 여성 교원 10명 중 7명은 비전임교원에 해당한다. 세부적으로 보면 여성 교원 중 정교수 8.95%, 부교수 6.93%, 조교수 12.80%로 전임교원은 28.68%에 불과하다. 즉 여성 중 ‘교수’는 30%가 안 된다. 나머지 71.32%는 비전임교원이다. 비전임교원이 전임교원보다 두 배 이상 많다. 그중 겸임교원 8.71%, 초빙교원 4.00%, 시간강사 48.51%, 기타교원 10.10%로 시간강사가 여성 교원의 절반을 차지한다. 이런 통계는 분명히 남성과는 대조적이다. 남성 교원의 경우 정교수 25.26%, 부교수 9.86%, 조교수 11.29%로 전임교원은 46.41%다. 반면 겸임교원 8.08%, 초빙교원 3.06%, 시간강사 25.26%, 기타교원 17.19%로 비전임교원은 53.59%다. 남성 역시 비전임교원이 약간 더 많기는 하나, 여성만큼 그 차이가 크지 않다. 김두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단지 ‘대학에 여성 교수가 적은 편이다’는 것만으로는 교원 임용 과정에 성차별이 있다고 말하기 어렵다”고 전제하면서도 “시간강사는 5대5 비율인데 정교수와 전임교수 성비차가 크다는 부분은 교수 임용 과정에 성차별이 있다는 명백한 증거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학 시간강사이자 국책사업 연구기관에서 비전임교원으로 일하는 박선영 박사(사회학)는 “우리 연구원에도 비전임교원은 여성이 훨씬 많은데 전임교수는 다 남자”라며 “전임교수 4명은 남자, 비전임교원 8명 중 6명은 여자”라고 털어놨다. 박 박사는 “비전임교원에 여성이 많다는 건 활용할 수 있는 인력풀(pool)에는 여성이 충분히 많고, 실제 일할 사람으로는 여성을 뽑아도 막상 전임교원은 남성으로만 채우려는 성차별 인식이 작용한 걸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현장에서 보면 이상한 게, 비전임교원으로 일하는 여성들이 결코 경력이나 능력 면에서 뒤지지 않는데 결국 전임교원은 남성이 더 많다”며 “사회처럼 대학에도 유리천장이 있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문제가 단지 ‘유리천장’에만 있지 않다고 말한다. 여성이기 때문에 겪는 불합리함이 전임교원을 준비하는 데 있어, 또 다른 장애물로 작동한다고 말한다. 일례로 박 박사는 임신·출산·육아로 ‘보이지 않는 경력단절’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박사 논문에 집중하기 위해 결혼을 계속 미뤘다. 결국 논문을 마치고 결혼을 했는데 바로 애가 생겼다”고 말했다. 이후 가사와 육아를 병행하느라 3년간 연구 실적을 내기 어려웠다. 박 박사는 “전임교원에 지원하려면 연구 실적이 필요한데 결혼과 출산을 거치며 준비하기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여성 박사들의 ‘보이지 않는 경력단절’
문과는 女, 이과는 男…고정관념이 불균형 불러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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