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편지 직역…높임법 쓰며 ‘화해안’ 수용 호소
동빈에게
8월 상순에 내가 요청했던 변호사들 사이에서 회의를 개최하는 것에 대해 동빈의 변호사를 통해 '본인이 구속된 상태에서 변호사들끼리 만난다 해도 의미 있는 이야기를 나눌 수는 없을 것이다. 따라서 현시점에서는 변호사들끼리 만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자신이 나간 후에 하는 것으로 하자'는 메시지를 전달받았습니다. 나로서는 동빈이 변호사를 통한 대화에조차 응하지 않았다는 게 매우 유감스럽습니다.
동빈이 매우 힘든 상황에 있다는 것은 충분히 이해합니다. 하지만 나는 그러한 상황이기에 더욱 경영권 다툼을 장기화하는 것이 아닌 화해의 길을 가야 한다고 강하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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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 보낸 편지에도 거듭 적어왔지만 내가 제안하는 내용은, 동빈에게 큰 경제적인 부담을 주지 않고 한국 롯데그룹을 동빈에게 독립시키고 한·일 롯데가 양립되는 구조로 만드는 것입니다. 자본 구조는 현재 일본 롯데홀딩스가 한국 롯데그룹을 지배하고 있지만, 동빈이 한국 롯데의 오너가 되도록 해 일본 롯데로부터 독립시키는 것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즉, 일본 롯데가 한국 롯데를 지배하고 있는 구조를 해소하고, 상호 간섭하는 일이 없는 조직 구조로 만든다는 겁니다. 구체적인 방법은 이미 내 변호사를 통해 확인했습니다. 또 동빈과 화해할 수 있다면 나는 일본의 경영진들과도 물론 과거의 응어리를 모두 풀어내고 화해할 생각입니다.
본 화해안이 실현된다면 동빈은 지금 이상으로 안정적인 경영 기반을 확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분쟁의 싹을 없애게 돼 한국과 일본의 직원들이 안심하고 롯데그룹에서 근무할 수 있게 될 것이고, 한국 롯데가 자본 관계상 일본 경영진의 영향력을 받지 않게 된다는 점에서 한국 사회와 경제에 많은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이 화해안으로 당사자뿐 아니라 롯데 임직원들, 그리고 지금까지 롯데를 사랑하는 많은 고객들에게도 최선의 길이 열릴 거라 믿습니다.
지금까지 나는 동빈과 화해하고 싶은 나의 진솔한 마음을 동빈에게 전달해왔습니다. 형사재판의 상황도 생각해보면 더 경영권 다툼이 계속되는 것은 그 누구에게도 득이 되지 않으며, 화해하는 것이 서로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올(2018년) 4월에는 구치소에도 방문했지만 동빈은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자는 제안을 거절했고, 그 직후에 구치소로 보낸 편지도 받아주지 않았습니다.
이후에도 화해 협의 개시를 제안하는 내용의 편지를 내가 직접 작성해 두 번 동빈의 변호사를 통해 보냈고, 동빈은 그 편지를 받았다고 들었습니다. 그러나 동빈에게도 화해 협의를 개시할 생각이 있는지 확실한 답을 아직 받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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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동빈의 긍정적인 약속을 진심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동빈은 재판에서 '형은 효자, 동생은 불효자라고 인식되었다'고 언급했다고 들었습니다. 이런 화해가 성립된다면 아버지와 어머니께는 최고의 효도가 될 것이며, 이런 인식도 불식할 수 있을 겁니다.
여러모로 심적으로 편안하지 못한 상황이겠지만 부디 건강은 잘 챙기길 바랍니다.
2018년 8월31일
동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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