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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에도 국내 증권사들은 ‘양치기 소년’이 됐다. 2017년 국내 증시는 유례없는 상승 랠리를 이어가며 2500선을 돌파했다. 다음 해인 2018년까지 증시 훈풍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일부 증권사들은 ‘코스닥 3000 시대’를 예고하며 장밋빛 전망을 쏟아냈다. 삼성과 대신, 키움, KB증권 등은 2018년 코스피 상단 전망치를 3000선이나 그 이상으로 제시했다. 신한금융투자와 NH투자, 한국투자, 하나금융투자, 메리츠종금증권 등도 3000선은 아니었지만, 코스피 전망치를 2800~2900선으로 높게 전망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3월부터 시작된 미·중 무역분쟁과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등의 여파로 전 세계 증시가 고꾸라지기 시작했다. 국내 증시도 큰 타격을 입었다. 10월에는 코스피의 심리적 지지선인 2000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사상 처음으로 ‘코스피 3000 시대’를 예측했던 증권사들은 체면을 구기게 됐다.

 

국내 증권사들이 앞다퉈 2019년 전망치를 낮췄지만 통신이나 엔터주에 대한 기대감은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여의도 증권가 모습 ⓒ 시사저널 박은숙

 

주요 증권사들의 예측이 틀린 것은 이번만이 아니다. 내부 방침에 따라 장·단기 주가지수 전망치를 공개하지 않는 미래에셋대우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연말에 다음 해 증시 전망치를 공개해 왔지만, 결과는 실제와 전혀 달랐다. 2015년 말 10대 증권사들이 내놓은 2016년 코스피 전망치는 2150~2350선이었다. 하지만 당시 코스피의 연중 최고치는 2073.89로 예상치를 크게 빗나갔다.

다음 해도 마찬가지였다. 단 한 곳도 제대로 된 예측을 한 곳이 없었다. 증시 불황에 위축된 증권사들은 2017년 코스피가 박스권(1800〜2200)을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코스피는 2500선을 뚫고 사상 최고치를 돌파했다. 그러자 증권사들은 고점을 높여 2018년 코스피가 처음으로 3000 시대를 열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이 전망 역시 보기 좋게 빗나갔다. “이럴 거면 뭐 하러 전망치를 내놓느냐”는 볼멘소리가 업계 안팎에서 나올 정도다.

무엇보다 증권사의 잘못된 정보는 투자자들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금융업계의 한 관계자는 “글로벌 금융시장을 둘러싼 변수를 예단하기가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국내 증권사들은 맞지 않은 전망치를 내놓아 스스로 신뢰성을 떨어트리고 있다”며 “증시의 방향성을 제시할 수는 있지만, 1년이나 앞서 코스피를 예측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는 만큼 방향을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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