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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페이 “카톡에서 P2P 투자 가능” 발표한 날, 금감원은 “P2P 피해 확산” 경고

 

금융권으로 발을 넓히고 있는 카카오가 이제 P2P 금융상품도 제공한다. 카카오 측은 수익률에 대해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금융감독원은 P2P 투자에 대한 주의보를 발령했다. 일부 P2P 상품이 투자자의 주머니를 털고 있다는 것이다. 카카오의 이번 행보를 주의 깊게 봐야 하는 이유다.

 

P2P 금융이란 개인끼리 이뤄지는 금융을 뜻한다. 대출자와 투자자가 금융회사를 거치지 않고 직접 거래할 수 있다.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는 11월19일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수익성과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중위험·중수익의 투자 상품부터 제공한다”고 했다. 

 

카카오페이 류영준 대표는 19일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카카오페이의 주요 성과와 비전, 앞으로의 사업 방향성을 발표했다. ⓒ 카카오페이 제공

 


10% 수익률 보장하는 P2P?

 

이번에 선보이는 상품은 P2P 플랫폼 피플펀드가 중개하는 것들이다. 카카오톡에서 상품을 둘러보고 예상 수익률을 확인할 수 있다. 여기서 바로 투자하는 것도 가능하다. 최소 투자금액은 1만원. 카카오측이 기대하는 수익률은 10% 내외다. 

 

카카오페이가 기자간담회를 연 이날, 금감원은 ‘P2P 대출 취급실태 점검결과’를 발표했다. 금감원은 “올 3월부터 9월까지 P2P 연계 대부업자 178개사를 점검한 결과, 20곳에 대해 사기·횡령 혐의가 포착됐다”고 했다. 이 가운데 루프펀딩은 피해자 8000명에게 400억원 규모의 피해를 입힌 걸로 드러났다. 금감원은 “최근 P2P 대출 부실이 확대되면서 투자자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 세상에 수익을 100% 보장하는 투자상품은 없다. P2P도 마찬가지다. 부동산을 담보로 한 P2P의 경우, 정부 정책이나 금리 등에 따라 요동칠 위험이 얼마든지 있다. 원금도 보장할 수 없다. 무엇보다 현행법엔 P2P 투자자 보호에 관한 조항이 없다. 

 


“수익 마이너스 가능성 낮다”지만… 

 

이와 관련해 오용택 카카오페이 투자운용 수석매니저는 “리스크를 엄격하게 관리하겠다”면서 “수익이 마이너스가 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본다”고 했다. 또 “우리는 우리의 엄격한 기준으로 통해 부동산 상품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방심은 금물이다. 이번에 금감원이 문제 삼은 루프펀딩은 소형 부동산 담보 대출을 주력상품으로 내세워 업계 3위까지 오른 바 있다. 그런데 올 8월 연체율 30% 이상을 기록하며 투자자를 두려움에 떨게 했다. 100만원을 투자했는데 한 달 넘게 30만원 이상을 못 돌려받았단 얘기다. 결국 9월13일 루프펀딩 대표 민아무개씨(32)가 투자금 유용 혐의로 구속됐다. 한국P2P금융협회에 따르면, 8월 기준 P2P 상위 10개사의 연체율이 4%를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게다가 카카오페이와 손잡은 피플펀드는 금감원이 검찰에 수사를 의뢰한 P2P 업체 중 하나다. 구조화 상품(금융상품을 다양하게 묶은 것)의 담보를 이중으로 설정한 게 화근이 됐다. 이에 대해 피플펀드 측은 “이미 보완조치를 완료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금감원 여신금융검사국 관계자는 11월20일 “보완조치로 문제가 사라졌는지는 수사를 해봐야 알 수 있다”며 “피해자가 없다고 해서 문제가 없는 건 아니다”라고 했다. 



미성년자도 투자 가능…‘소액 반복 투자’ 우려돼

 

한편 카카오페이 P2P 상품에 투자하려면 카카오페이에 연결된 은행계좌가 있으면 된다. 그리고 비대면 계좌를 개설하기 위한 최소 연령은 주민등록증이 발급되는 만 17세다. 이 때문에 초반에 미성년자도 투자가 가능하다고 알려졌다. 실제 P2P 투자에 나이제한을 둔 법령은 없고, 현재 카카오페이 체크카드는 미성년자도 발급이 가능하다. 하지만 카카오페이 홍보팀 관계자는 “미성년자의 P2P 투자는 제한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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